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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설퍼도 꾸준히 May 12. 2020

좀 더 쉬운 말, 제안합니다.

미니멀, 제로웨이스트, 플로깅... 쉽게 갈 수 있을까요?

미니멀리즘,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내 어휘력은 좀 더 글로벌해(?) 졌다.

아무래도 환경관련 단어들이

한국에서보다 외국에서 유래한 것들이 많기에,

외국 표현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혹 우리말로 대체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외국어를 쓰는 경우도 있다.


하여, 아직 미니멀리스트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초보이기에 더 생경함을 느꼈을지도) 

좀 더 쉬운 말을 몇 가지 제안해본다.


1. 미니멀리즘/미니멀리스트

-본질주의/본질주의자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리즘이란 

물건과 생각을 막론하고 

내 주변에서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정말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들만 남기는 것이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사사키 후미오)에서 

미니멀리즘을 최소주의, 미니멀리스트를 최소주의자라고 

일컫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최소주의라고 하면 

어째 무조건 줄여나간다는 의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하여 미니멀리즘을 대신할 단어를 본질주의, 미니멀리스트를 본질주의자라고 

감히 제안해본다.


다만, 본질주의라는 용어가 이미 다른 곳에서 사용되고 있고,

뭔가 어렵고 딱딱한 어감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용어는 모름지기 쉬운 게 제일이니까.

HELP! 더 좋은 용어 제안해주세요!



2. 제로웨이스트/레스웨이스트

-쓰레기 없는 삶/쓰레기 적은 삶


제로웨이스트란 

살면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을 말하며

궁극적으로 자신이 만드는 쓰레기의 양을 0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제로웨이스트가 너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레스웨이스트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즉, 제로웨이스트처럼 극단적(?)으로 쓰레기를 줄이지는 못하지만

어쨌거나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조금은 느슨한 개념인 듯하다.


하여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 없는 삶,

레스웨이스트는 쓰레기 적은 삶이라고 제안한다.


3. 리사이클/업사이클/프리사이클

재활용/새활용/나눔

->제안이라기보다는 홍보에 가깝습니다. 많이 써주세요!


리사이클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재활용이다.

하지만 재활용을 조금만 검색해보면

우리가 열심히 분리수거를 해도, 실제로 그 분리수거된 물건들이

재활용되는 비율은 30-40%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재활용이 되는 것들은 재활용 이전보다

낮은 품질의 물건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에 사람들은 업사이클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새활용이라는 용어도 알음알음 쓰이지만 

대중적이지는 않다.

새활용은 재활용된 물건의 질이 낮아지는 것과 대비하여

쓰임이 다 한 물건을 이 전보다 더 좋은 물건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수막을 이용하여 장바구니를 만드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광고주에게는 소중했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별 의미 없었던 현수막이

장바구니가 되어 좀 더 쓰임 있게 바뀐다면 새활용이 되겠다.

(내가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기 때문에 

장바구니가 더 좋은 물건으로 보이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프리사이클링은 자신에게 쓸모가 없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고,

자신도 새로 물건을 사기보다는 나눔을 받아 필요한 물건을 조달하는 것이다.

쉽게 나눔이라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아니면 프리사이클링도 새활용 같은 이미 나온 단어가 있으려나?


4. 플로깅

-줍는조깅


작년 여름 태국의 꼬따오라는 작은 섬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다이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섬이지만,

아직은 많은 유명세를 떨치지 않은 곳이라

작고 고요한 섬이다.


사람을 별로 볼 수 없는 

파도소리만 가득한 고요한 해변에서 

플로깅을 처음 보았다.

물론 당시에는 플로깅이라는 용어를 몰랐다.


작은 아이 한 명과 아빠가 손에 쓰레기봉투를 들고

해변의 쓰레기를 주우며 조깅을 하고 있었다.


평화로운 섬에서 평화롭게 쓰레기를 주우며 조깅을 하는 모습에

나는 적잖이 감동을 받았고,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꼭 한 번 해보리라 다짐했었다.


쓰레기 없는 삶에 관심을 갖게 된 후,

나는 그것이 플로깅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한 말이었다.


플로깅, 유럽 어딘가에서 유래한 말이라는데

듣자마자 뜻을 알기는 어려웠다.

줍는 달리기라고 할까 하다가 

이미 조깅은 너무나 익숙한 말이기에

줍는 조깅으로 타협을 보았다.


뭔가 더 간단한 단어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이 외에도 더 바꾸고 싶은 단어가 있지만

다음을 위해 아껴두려한다.


언어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기에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가 많이 논의되고 

더 좋은 단어가 나오고

정착이 되길 바란다.


이미지출처

한국저작권위원회_2018_추연만_해외_미국_하와이_0123,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물 35517 건), 공유마당,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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