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설퍼도 꾸준히 May 10. 2020

제로웨이스트 초보의 실수

일회용 컵 안 쓰고 싶었어요.

남편과 대학로 데이트를 나섰다.

친환경 장터인 마르쉐 열리는 날이기에

겸사겸사.


아침을 대강 먹은 탓인지

대학로에 도착하자마자 배가 고팠다.

마르쉐를 대강 훑고 식당을 찾아나섰다.


썩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지 못해

같은 자리를 몇 번이나 뱅뱅 도는 동안

내 체력은 바닥이 났다.


떡볶이와 제육덮밥, 돈가스까지 야무지게 먹고도

기운이 나지 않았다.


"달고나 라테 한 잔?"

기운 없는 나에게 당이 필요하다는 걸

귀신같이 알아챈 남편이 제안했다.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낙산공원 산책을 하려다가

카페에 앉아 기운 좀 차리기로 했다.


달고나 라테, 아이스 아메리카노, 쿠키까지

신나게 고르고 자리에 앉아 음식을 기다리니

기운이 좀 났다.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음료를 받아 드는데,

아뿔싸.

음료는 반질반질한 플라스틱 일회용 컵에 담겨있었다.


테이크아웃이 아니기에

당연히 머그에 나올 줄 알았던

제로웨이스트 초보자의 불찰이다.


가방에 텀블러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페에 앉아 일회용 컵에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란.


남편은 그 와중에 쿠키가 맛있다며

다음에 대학로 와서도 또 오잔다.


다음에 와서는 꼭 컵에 주시라 요청해야겠다.

어쨌든. 쿠키도 음료도 맛있긴 했으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