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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설퍼도 꾸준히 May 13. 2020

할머니의 도라지

미니멀이라 쓰고 귀차니즘이라 읽는다. 

내가 장을 보는 곳은 주로 집 앞 슈퍼와 마트, 그리고 직장 근처 시장이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전에는 

주로 마트에 가서 

다 먹지도 못할 대량의 음식을(덤으로 플라스틱과 비닐을) 샀다.


지금은 주로 동네 슈퍼에서 대부분 필요한 것을 사고,

여기서 구하지 못하는 재료들(생크림, 포장이 덜되고 저렴하며 우유 100%인 버터 등)

몇 가지를 위해 마트를 간다.


재래시장이 퇴근 동선과 겹치는 것은 

내게 참 다행한 일이다.

재래시장에서는 포장을 거의 하지 않은 채소와 과일을 살 수 있으니까.

재래시장을 다니며 새로 생긴 습관이 하나 있다면

지갑에 얼마간의 현금을 꼭 챙겨야 하는 것 정도.


그리고 최근 눈을 뜬 또 다른 구입처가 있으니,

길가에 앉아서 바구니 바구니마다 소량의 야채를 파는 할머니들이다.


할머니의 야채는 대개 손질이 되어있다.

하루 종일 바구니 앞에 앉으셔서 손이 쉬는 법이 없는 할머니는

도라지 껍질은 하얗게 벗겨 두시고,

냉이, 달래는 다듬어두신다.


재래시장에서 쓰려고 뽑아둔 현금은

종종 할머니들께 간다.

곱게 다듬어주진 할머니의 야채는

손질이 따로 필요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미니멀, 제로웨이스트 그 자체다.


동네 사람들! 할머니 야채 좀 팔아주세요.

완전 미니멀, 제로웨이스트라고요.



이미지 출처

한국기행_나물_식물_나물01, 한국교육방송공사 (저작물 40455 건), 공유마당, CC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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