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 시인
마음은 하늘을 담고 있다
마음은 하늘을 쓰고 있다
씀바귀처럼 하얗게
마디마다 우러나 세상이 쓰다
하늘을 담고서도 마음이 쓰다
하늘을 이고서도 마음을 쓰다
그대가 날아간 세상도 이와 같아
무거워진 머리를 풀어 바람에 흔들린다
마음을 쓰고
시를 쓰고
책을 쓰고
그리하여도 속이 쓰다
그대가 날아가 버린 한 데에서
세상이 쓰다
끊임없이 세상이 쓰다
시가 하염없이 쓰다
-불교문예 2019 가을호
-신산하고 빈한하던 어머니의 영전에 쓰다 2019.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