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잠*

김신영 시인

by 휘루 김신영

<격잠>

흰 달을 구워

가져가야 하는데

나 좀 꼬집어 줘

내가 죽었지?


그런 나를 끌고

어제는 마트에 갔지

이것저것 샀지 뭐야

이게 다 뭐람


언제 먹을 수 있을지

넓은 하늘에 다니면서

맨발 자국을 찍을 수 있을지

먼 길을 가는데

격잠(隔岑)*을 깨우며

어깨를 두드리던

망연한 손길


먼저 간

그대에게 도착하려면


먼 길인데

흰 달을 구워야 하는데


*옷을 입은채 격하게 자는 잠

*격잠(隔岑)-산봉우리에서 격하게 자는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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