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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루 김신영 Jul 30. 2023

그, 마음의 골목

김신영 시인

<그마음의 골목>  

   

가도 가도 골목인

어디 막다른 곳이다 싶으면 


다시 골목이 나타나는 

골목의 끝은 어디일까 


골목에서 벗어나는 일이 

인생의 종점일까     


몇 번을 잘못 들어가는 비슷한 골목이 

하늘까지 닿아 손을 뻗고 있다


두 손이 하늘에 닿아

하느님이 꼬옥 잡아주실

거칠고 부끄러운 손


기꺼이 하얗게 밀어 올린다     

에메랄드빛 스카프를 펄럭이고

등산 아닌 등산을 하면서 


세월이 넘어가는 끝을 

가없이 넘어다본다     


좁은 골목길 대문을 활짝 열면

때로 엄마의 눈물이 핫라인을 놓고 

아이들의 웃음도 핫라인을 길게 뻗는다

     

날마다 해맑은 마음이 하늘로 

고속도로를 놓는 동네


저기 낡은 건물과

청량한 영혼     

빈 마음이 

그, 

골목을 지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우수작가 문집 2019.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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