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 시에 표현된 ‘99만 보’를 걷기 위해서는 하루에 만보씩 걸어도 99일이 걸린다. 100만의 숫자에 미치지 못하고 ‘99만 보’에 그친 것은 완결이 없이 치열하게 생에 대한 도전을 지속한다는 의미를 상징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화자는 “99만보를 걷는 건/ 어두운 골목길에 등 밝히는 일”이라며 자신이 지금 어두운 골목길에 있음을 드러낸다.
‘맨발의 99만 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화자는 “간절히 손을 모으 ”면서 자신의 각오를 확고히 하려 다짐을 반복한다. 두려움에 허우적거리지 않기를, 모르는 것에 겁먹지 않기를, 미혹을 뿌리치고 의연하게 걸어가기를 바란다. 특히 “악마와 마주친 영혼은 돌아보지도 않기를”를 간구하며 흔들리는 자신을 붙잡아 둔다. 자신의 남은 생이 따뜻하고 훈훈하게 변화되기를 기대하며 희망을 극대화시킨다.
위 시는 시인의 화자가 뒤늦게 힘든 상황에 맞닥뜨리며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99만 보’라는 상징적 언어로, 마음이 이끄는 그대로 췌사 없이 보여주고 있어 김신영의 본래적 훈훈한 서정을 감지하게 한다. ‘99만 보’를 완수하여 난국을 잘 타개하고 현실적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