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 시인
<헬리콥터 >
몇 번의 보름이 뜨고
겨울이 오기 시작하면
씨앗마다 헬리콥터가 뜬다
단풍 씨앗에 새겨진 날개
해박한 지도에서
헬리콥터의 항로를 읽는다
씨앗을 타고 오르는 바람
비행 날개를 타고
멀리 더 멀리
당신보다 더 멀리
그대여 그대의 날개가 하나뿐이라면
날개 하나로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면
살면서 날개 하나를 더 마련할 일이다
인생에게 맡겨진 스스로의 사명은
재빠르게 날개 하나 더 다는 일
그리하여 평형을 맞추면서 균형 있게 나는 것
날개가 솟는다면 하늘로 높이 날아
비구름 눈구름 별 구름 달 구름
하나님 구름까지 만나고
오늘, 어깻죽지가 몹시 가렵다
날개 하나 돋아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