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때기 접고 3분이나 달렸잖아

by 휘루 김신영

아들이 서울로 차를 갖고 갔다. 잠시뒤에 문자가 온다.


"귀때기 접고 3분이나 달렸잖아, 왜 안 갈켜 줬어!"


초보운전자 아들은 모르는 건 다 내 탓이다. 안 가르쳐주어 운전석 거울을 접고 고속도로를 달렸다는 항변!

아들이 처음 서울로 가는 날, 혼자서 운전하고 가는 날이다. 게다가 고속도로를 타야 한다.


아들에게 몇 번의 신신당부를 했다. 신호등 잘 보고, 속도를 너무 높이면 안 되고,

우짜든지 천천히 가고, 우짜든지 양보하고, 120킬로는 절대 넘지 말고...


아들 넘이 교정치아 때문에 서울로 치과를 다닌다. 돈이 천만금이 들어간다.

돈도 많이 까먹고 아직도 다니면서 시간 축내는 나븐 놈이


귀때기 때문에 아침부터 나를 웃긴다.

귀때기를 생각하면 자동차의 귀때기는 기능이 단순하다. 접고 펴고 약간 방향을 트는 정도라 하겠다.

그러나 차의 귀때기는 많은 기능을 갖고 있다. 뒤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차선을 바꿀 때는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속도를 높일 때 추월할 때는 아주 요긴한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귀때기를 접고 달렸으니 얼마나 황당하였겠는가? 차선을 바꾸려니 보이지 않고, 속도를 높이려니 보이지 않고, 옆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니 하나의 차선만 계속 타고 달려야 한다. 엄마를 원망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리 중요한 것을 알려 주지 않았으니, 중고차라 귀때기를 펴고 달려야 한다는 그 중요한 사실을 알려 주지 않았으니...


귀때기 하면 고양이가 떠오른다. 사방팔방으로 움직이는 귀때기가 얼마나 귀여운지, 이렇게 신기한 게 있을까 싶다.


어떻게 귀를 뒤로 돌리지?


우리는 자주 고양이의 귀를 보고 말했다. 한 사람이 뒤에 있고 한 사람이 앞에 있으면 고양이는 귀때기 두 개의 방향을 달리해서 소리를 듣는다. 고양이의 귀는 참 신박하다.


아무튼 귀때기 접고 달리다가 온갖 것 다 누르고 해결을 한 모양, 이 차는 자동으로 귀때기가 열리지 않아 수동으로 펴고 접고 한다. 10년 된 중고차이지만 쓸만하다.


월요일 연재
이전 01화초보 운전자 아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