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생하다/김신영
저토에 떨어져 분해를 시작하니
새로운 생이 시작된다
바다가 막혀 갯벌이 마른 땅에
소금기를 마시며 담수의 꿈이 날개를 편다
퇴적물이 씻기어 환생할 수 있다면
단절된 물줄기를 찾을 수 있을 텐데
서식처없이 떠도는 뿌리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땅에서
넓고 붉은 이파리를 밀어 올리며
굵은 목줄기 척박한 땅 깊이 자양분을 얻으며
간이 들어 염분이 결정을 이루는
염수액 사이
자주 수로가 막히고
현기증은 산통을 부르지
적막한 통증 하얗게 소금을 토하고
우아한 생의 염분 아래 길게 뿌리를 내린다
목조여도 바투는
쓸모없는 땅에서
외로움으로
염장되는 생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