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미쁜 한가위

by 휘루 김신영


어제는 너의 어린 구름

그 언저리에 주의깊게 앉아 있었다


구름은 뭉게뭉게 하늘에 아름다운데

너의 눈은 슬프더니


구멍 난 마음처럼 나도 모르게

푸른 하늘에 눈물을 쏟아 놓았다


그런데 오늘

구름은 구멍을 모조리 메우고

산뜻한 보름달을 데려온다


보름달에는 구멍이 없으니

이제 너도나도 구멍이 없다


나는 오늘 보름달을 그린다

너를 가장 환하게 그린다


가볍고 온유한

미쁘고 찬란한


모든 구멍이 메워지고

하늘은 보름달로 꽉 차더니


빗자루를 타고 네가 지나간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15화AI, 혹시 당신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