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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계절 누꿈하여

영원한 어머니

by 휘루 김신영


한 계절만 사는 꽃이

조금은 누꿈해져 밖을 내다본다


천지에 내리는 빛은 오롯하고

세상은 시월이면 찬란하여

그 가운데 심란하여


내려앉은 하늘에 머리를 기대고

어머니 손가락을 꾹꾹 누른다


한 손가락 접어 첫째

두 손가락 접어 둘째

세 손가락 접어 셋째

네 손가락 접어 넷째

다섯 손가락 접어 다섯째


그렇게 하냥 기쁘기

그렇게 하냥 사랑하기

접은 손가락만큼 행복하기

절대로 아프지 않기

사진 -오세현 <설봉호수의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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