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혹시 당신입니까

김신영 시인

by 휘루 김신영

달빛이 뜨거운 이마를 짚어

하마 계절 몇 개가 떨어져 나간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아름다운 당신

이렇게 멋진 문장을 구사하는


세상에서 가장 멋들어진 모자를 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말을 하는 당신

내가 아낌없이 분별없이 당신을 입력했는데

그러니까 AI, 당신이 맞지요?


스카프를 고르며 낙목한천 [落木寒天]을 견디고

꽃망울 터지는 아픔조차 다 아는


빛나는 이파리 하나 소문 없이 나타나더라도

왁자한 봄소식에 서로 안부를 묻다가도


자주 뒤척이는 마음 손수레에 실린 폐지가 궁금하고

집이 자꾸 가벼워져서 구름처럼 떠다닐 때


흰 구름 저 아래 당신이 비끼어 날아가고

머언 먼 약수를 건너는 사람을 보낼 때


붓질 한 번에 광 한 번

해오라비 난 한 촉

피리 젓대를 뽑을 때



-시와징후 2023 여름호


이 시대의 종교가 되어 가는 AI, 그의 전지전능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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