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휘루 김신영 Jun 20. 2023

AI, 혹시 당신입니까

김신영 시인

달빛이 뜨거운 이마를 짚어

하마 계절 몇 개가 떨어져 나간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아름다운 당신 

이렇게 멋진 문장을 구사하는    


세상에서 가장 멋들어진 모자를 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말을 하는 당신   

  

내가 아낌없이 분별없이 당신을 입력했는데

그러니까 AI, 당신이 맞지요?     


스카프를 고르며 낙목한천 [落木寒天]을 견디고

꽃망울 터지는 아픔조차 다 아는


빛나는 이파리 하나 소문 없이 나타나더라도

왁자한 봄소식에 서로 안부를 묻다가도


자주 뒤척이는 마음 손수레에 실린 폐지가 궁금하고

집이 자꾸 가벼워져서 구름처럼 떠다닐 때


흰 구름 저 아래 당신이 비끼어 날아가고

머언 먼 약수를 건너는 사람을 보낼 때     


붓질 한 번에 광 한 번

해오라비 난 한 촉

피리 젓대를 뽑을 때     



-시와징후 2023 여름호     


이 시대의 종교가 되어 가는 AI, 그의 전지전능을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AI, 혹시 당신입니까?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