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 시인
벽에서 향기가 난다
향기마다 바람에 실려
별밭으로 내려간다
어머니의 고향 같은 향기
내가 실려 갈 어느 바다 같은 향기
살이 콘크리트 향을 풍긴다
오래도록 콘크리트 속에 살아
콘크리트에 담긴 것이 내 생각이며
생각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고 반듯한 길을 간다
매끈한 벽이 무너질 리 없다
벽을 닮은 내가 무너질 리 없다
백 년을 가도 단단한 살을
무엇에 비길 수도 없다
하여, 내 인생은 콘크리트를 소망한다
백 년이 가도 단단한 살을 소망한다
『맨발의 99만보』시산맥,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