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 시인
<별시래기>
시래기가 품은 별이 바스락거린다
시래기가 맞은 눈이 뽀드득거린다
별을 품고 살아온 만큼이나 시래기는 서걱서걱
시래기도 무게를 단다
빨랫줄에 걸려 얼어붙었던 만큼
바람에 흔들리며 날아가 버린 만큼
가난한 무게가 달린다
바람을 치우다가
별을 품어버린 시래기를
맑은 물에 담가 큼직하게 무를 썰고
고등어를 넣어 바람을 끓인다
하얀 뭇별이 함께 올라오고
시래기는 바람소리를 낸다
살랑 부는 바람이 한쪽 볼에
뜨겁게 긴장을 불러온다
입 안에서 별이 벙글거린다
『맨발의 99만보』, 시산맥사. 2017, 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