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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통 Mar 21. 2022

까치가 울어도 기쁘지 않다

탁상시계의 알람 만큼 날카로움에 굳어버린다

까치가 울어도 기쁘지 않다


아침의 문을 열다

까치의 울음은 내게 다가온 첫 시빗거리고

급한 듯 화난 듯 고함인 듯

탁상시계의 알람 만큼 날카로움에 굳어버린다


소리가 세상을 열다

까치의 언어는 내 당신이 돼 달라는 구애라던가

바라보라 연애하자 사랑하자 그렇게 그렇게

저 너머 연인의 속삭임 만큼 달콤함에 비워버린다


까치가 나를 깨우고 가르친다

무디어진 감각과 잃어 버린 사랑의 합일을

뾰족한 듯 따끔하게 간절한 듯 열렬히

짝을 찾아 울며 나서는 까치의 사랑은

마냥 까치는 보고 배우라는 듯 더 운다 더 운다


까치는 아침 삶의 시작을

경쾌한 울음을 버릇처럼 부유하게 살고

나는 아침 삶의 시작을

새벽 별의 벅찬 혼신으로 살다가

맑은 아침 하늘과 땅 사이 까만 작은 점만한

까치를 보고서야 까치를 넘어 사랑을 본다


나는 까치가 울어도 기쁘지 않다

까치가 되어 볼 테니 사랑이여 와 줄 텐가

나는 까치가 울어도 하나도 기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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