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통 Mar 31. 2022

새들은 알고 있다

새들은 알고 있는데,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머리 위에서  한마리가 지저귑니다. 청량한 음색은 봄이라서 일까요. 듣기가 좋았습니다. 어떤 새인가 궁금했습니다. 고개를 들었습니다. 새는, 이내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순간, 후회가 머리를 스쳤습니다. 괜한 욕심을 부렸기 때문입니다. 나무를 지나갈 때까지 고개를 들지 않았다면,  앞에서 시작한 기분좋은 새소리가 뒷전까지 이어질  있었을텐데 말이예요.


역시 욕심은 상황을 중도에 멈추게 하는 신비한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심없이 걷다가 새소리에 대한 소유욕이 결국 ‘무無’를 만들었으니까요.

그래서 법정 스님은 이렇게 말했나 봅니다.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 그러니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새는 알고 있었습니다. 나의 욕심을 말입니다. 그래서 서슴없이 날아  것이지요. 새가 주는 일침이 아침의 몽롱한 기운을 깨트립니다. “함부로 인연을 만들지 말라!”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다시   느낍니다.


새들은 알고 있는데,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간절하게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시절입니다. 함부로 인연을 만들지 않도록 심사숙고의 온도를 높여야겠습니다. 새들만도 못한 사람들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걱정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봄엔 상처를 씻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