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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통 Nov 10. 2021

인생, 그 쓸쓸함에 대하여

쌓인 낙엽만큼 두터워질 때 뒤를 돌아보는 건 아픔이다

가을이 떠났다. 홀쭉해진 나무는 인생의 거품이 빠져나간 아버지 같다. 허공에 매달렸던 잎새들은 땅에 구르며 맛있는 연기처럼 마지막 혼을 팔려는 어머니 같다.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 어디 슬프기만  것인가. 나무의 나이테 처럼 잉태된 경험의 누적이 인생이다. 세상을 돋보기 보듯이 들여다   있음이 관록이다. 바람에 실려 인생의 각질이 떨어질 때면 우리는 술잔을 부딪치며 고뇌의 순간을 보냈다.

세월을 먹고도 사찰의 나무처럼 의연해지려 했다. 시간에 시간에 더해져 쌓인 낙엽만큼 두터워질  뒤를 돌아보는  아픔이다. "아픔이 있는 편이 그래도 좋은 거라고 생각하면서, 정말 위험한  아픔 조차 느끼지 못하는 경우"라고  하루키가 있는데, 아픔도 인생이다.  그림자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후회하는  슬픔이다. 슬픈 역사가 오래 기억된다.

가을의 인생은 아름답다. 모두 주고 떠나가는 인생이지 않는가. 쓸쓸함은 그저 생각의 도발일 뿐이다. 무탈하게  가을과의 이별은 다음을 위한 약속이다. 인생을 걸어 사랑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사랑만이 인생의 공간을 채울  있는 보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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