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 로스팅코(TOMS Roasting Co.)를 통해 보는 브랜드 확장의 방법
경복궁 뒷 편의 어느 골목에 잘 어울리는,
정갈하고 조용한 한옥카페를 발견했다.
큰 창으로 비치는 카페 내부의 따뜻한 분위기에 이끌려 들어갔다.
기존의 건물이었던 한옥의 정감을 잘 살린 인테리어에, 잘 정돈된 사인물까지.
참 괜찮다고 생각하던 찰나, 익숙한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클래식 컨버스 슈즈의 대표 브랜드, 탐스(TOMS)의 로고였다. 탐스가 왜, 카페를..?
우리 주변의 수 없이 많은 브랜드가 사람들의 머리 속에 인지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꾸준한 제품 개발, 광고나 마케팅이 그 활동의 일환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느새 하나의 이미지가 구축되게 되면, 브랜드는 어김없이 욕심을 내기 시작하나보다.
나의 경우에는, 갑자기 어떤 브랜드가 뜬금 없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평소에 잘 알고 있었던 브랜드를 접하게 됬을 때 이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설명되지 않은 의문과 함께 그 브랜드에 대해 갑작스러운 어색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브랜드가 대체 왜..?'
다행이 맘스터치의 경우, 예상하지 못한 결합에 고객들이 재미를 느끼고 의외의 가성비에 호평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닭개장, 닭곰탕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HMR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외사항을 제외하고 브랜드 확장 의도와 배경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 때, 즉 충분히 납득되지 않을때 대부분의 브랜드 확장은 고객에게 설득되지 못하게 되버린다. 하지만 이 카페, 탐스(TOMS)는 달랐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탐스는 클래식 스니커즈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한켤레의 신발을 판매할 때 마다 한 켤레의 신발을 기부하는 착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멋스러움에 가치까지 더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브랜드가 이제 신발을 넘어 다른 영역을 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큰 브랜드 원칙인 'One For One'을 유지하기 때문에 커피를 구매하는 동시에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무엇을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연상하게 되고, 커피생산국이지만 물부족국가이기도 한 곳에 물을 기부한다는 '가치'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신발브랜드와 커피의 결합, 너무나 생소할 수 있는 조합을 브랜드 가치의 일관성, 맥락, 그리고 연속성을 통해 탐스(TOMS)는 브랜드 확장을 설명하고, 설득한다.
심지어 매장 내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신발 구매 코너조차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오히려 이 착한 브랜드의 선행이라는 가치에 감탄하게 된다.
브랜드확장은 가치에 기반한 것이어야 한다.
많은 브랜드가 애써 구축해온 이미지를 다른 사업으로의 확장을 하면서 오히려 고객에게 낯설음을 주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생각 외로, 이미 많은 고객은 기존 브랜드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하고 있다. 그러니 무분별한 브랜드 확장이 아니라, 고객에게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기반으로 설명하고 납득시킬 수 있다면, 그 아무리 뜻밖의 결합이라도 우리 브랜드를 너무나 잘 이해하고 그 가치가 좋아 소비해왔던 고객은 너그러이 이해하고 오히려 지지해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