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 화제를 모았던 '요괴라면.' 라면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요괴라면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이색적인 맛으로 단숨에 이슈 상품으로 떠올랐다. 라면시장이라고 하면 오랜 시간동안 입지를 지키고 있는 신라면, 진라면 등 전통적인 라면 외에 이색 라면이 자리잡기가 쉽지 않은 시장이다. 꼬꼬면, 미역국라면 등 반짝 떴던 라면이 있기는 하나 금방 시들어져버렸던 것이 대다수였다. 그만큼 새로운 상품이 자리를 잡기가 어려운 시장에서 하물며 대기업도 아닌 '옥토끼 프로젝트'라는 신생 기업이 들고 나온 이 상품이 이러한 이슈를 만들어내다니! 이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요괴라면도 다른 여느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금방 시들어 버릴 유행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나의 생각을 뒤집고 '옥토끼 프로젝트'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은 바로 종각역에 감성편의점인 '고잉메리(Going Mary)'를 지난 3월에 오픈했다는 것. 감성편의점이라니 대체 무엇일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직접 찾아가 보았다.
#감성편의점, #프리미엄분식점, #초저가디저트카페, #잔술비스트로
고잉메리는 자신들을 이 4가지 키워드로 표현한다. 말그대로 이 4가지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편의점에서는 요괴라면을 비롯한 각종 HMR 간편식, 음료, 생활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으며, 바로 이어지는 EAT-IN 공간에서는 요괴라면에 셰프가 각종 토핑으로 레시피를 더해 주는 '요리'를 바로 앉아서 먹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녁에는 각종 잔술을 곁들여 식사가 가능하다.
고잉메리가 특별한 세가지 이유
고잉메리에서는 요괴라면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HMR상품과 음료들이 진열되어 있고, 현재는 '서울의 밤'과 협업하여 공간연출도 할 뿐만 아니라, 런칭파티도 이 곳 고잉메리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고잉메리는 옥토끼 프로젝트가 자체 제작한 제품뿐만 아니라 직접 큐레이션 한 제품도 경험할 수 있게 한 '유통 플랫폼'이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이 힘을 잃고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유통 플랫폼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고잉메리는 오프라인도 여전히 이슈 몰이와 홍보를 이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오뚜기 회장이 홀로 매장을 방문해 화제가 되었다고 하니, 그만큼 이례적이고 멋진 프로젝트를 해나가고 있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 같다.
(* 참고기사 : 조선비즈 - 편의점·분식집·술집 결합한 '고잉메리'...오뚜기 회장도 다녀가_190425)
고잉메리에서 제공하는 메뉴의 가격대는 높지 않다. 식사류가 3,900원에서 5,900원 정도의 선이며 가장 비싼 메뉴인 스테이크가 15,000원 선이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한끼 식사로서 크지 않은 비용이다. 여기에 저녁에는 동료들과 가볍게 즐길만한 잔술 역시 주머니 사정을 배려해주듯, 잔술 와인이 1,900원, 칵테일류가 3,900원이다. 독특한 공간 구성에 작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높은 만족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고잉메리를 갈 수밖에 없는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옥토끼 프로젝트는 고잉메리를 만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저렴한 것도 쿨하게(멋지게) 즐기자는 취지로 고잉메리를 만들었다.' 라고 말이다.
유통가에서 이슈가 되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그로서란트(Grocerant)'였다. 그로서란트는 그로서리(Grocery)와 레스토랑(Restaurant)의 합성어로 식재료 장보기와 이를 활용해서 요리한 식사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형태의 샵을 의미한다. 이 트렌드를 반영하여 PK마켓, CJ 올리브마켓 등에서 이러한 그로서란트 샵이 운영되고 있다.
고잉메리 역시 요괴라면이나 개념만두 등을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도 있고, 이를 셰프가 직접 조리해준 요리를 식당에서 맛볼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경험이 바로 브랜드 경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즉, 요괴라면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 식당에서 요리를 맛볼 수도 있지만, 식당에서 요리를 맛보게 된 경험이 지속적으로 요괴라면을 구매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고잉메리가 이러한 유통 플랫폼을 만든 이유도 이러한 경험의 선순환을 만들고자 했던 부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요괴라면은 마트나 타 편의점 같은 일반 플랫폼에서는 구매할 수가 없는데, 오히려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단독의 공간을 직접 만듦으로써 특별한 경험의 접점을 제공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고잉메리는 앞으로 매장을 20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협업하여 '갤럭시 S10' 마케팅을 위한 '갤럭시 라면'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차세대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고잉메리와 같은 새로운 유통 플랫폼과 경험의 제안이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고잉메리, 옥토끼 프로젝트가 앞으로 진행할 다양한 협업 컨텐츠들이 기대되고 앞으로 이러한 재미 있는 도전이 더 많이 이루어지길 희망해본다.
*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모임, '쓰담'의 멤버로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