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만난 AC 밀란. 다시 도약하느냐, 그대로 거꾸러지느냐.
AC밀란이 마지막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2006-07시즌 이후로 어느새 10년이 흘렀다. 그간 숱한 일이 밀란에 닥쳤다. 클럽은 쌓여만 가는 많은 부채로 인해 팀의 스타들을 하나, 둘 팔아치웠다. 밀란에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안겨 준 카카를 시작으로 치아구 시우바, 피를로가 밀란을 떠나갔다. 클럽이 보냈든지, 자기 발로 나갔든지 이제 밀란에 더 이상 위대한 스타 선수는 없다. 숱한 전설들로 가득했던 명문 클럽 AC밀란은 이제 챔피언스리그 문에 다가서기도 버거운 신세가 되었다. 위기의 밀란에 이번 시즌을 앞두고 빈첸조 몬텔라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다. 이미 피오렌티나에서 성공적으로 감독생활을 시작한 몬텔라는 밀란에 생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지지부진하던 세대교체가 그 시작이었다. 한때 ‘노인정’이라 불릴 만큼 노장 선수가 대부분이던 밀란은 수 년간 여러 감독이 거쳐가며 팀을 정비하려 했으나 그때마다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끝내 ‘완성’에 이르진 못했었다.
몬텔라 감독은 달랐다. 잔루이지 돈나룸마와 마누엘 로카텔리, 로마뇰리와 수소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팀을 젊은 밀란, 영(Young) 밀란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 단순히 어린 선수들로만 스쿼드를 채운 것은 아니다. 기존의 베테랑 선수들인 아바테와 팔레타, 쿠츠카와 보나벤투라도 함께 기용. 어린 선수들에게 부족한 경험과 노련함을 더했다. 12월까지 밀란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10승 3무 3패로 줄곧 리그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리고 1위로 질주하는 유벤투스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밀란이 오랜만에 리그 테이블 상단을 장악한 것이다. 하지만 1월이 되자 상황이 조금 변하기 시작했다. 첫 출발은 좋았다. 리그에서 칼리아리를, 코파 이탈리아에서 토리노를 상대로 승리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문제였다. 리그에서 다시 만난 토리노와 비기더니 바로 지난 주, 나폴리에게 2대1로 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26일 새벽(한국시간) 있었던 코파 이탈리아 8강전 유벤투스와 맞대결에서 2대1로 패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서 항상 이길 수는 없다. 때론 비기거나 질 때도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 밀란이 비기거나 진 경기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하기에 우려스럽다. 세 경기 다 경기 초반에 이른 실점을 하며, 스스로 어려운 경기를 만들어버렸다. 이른 시간대에 실점하니 상대는 여유롭게 뒤로 물러서서 수비에 집중한다. 그러다 밀란이 무리하게 공격하려 할 때, 수비 뒷공간을 노려 역습전술을 펼친다. 밀란은 사면초가에 상황에 빠진다. 공격적으로 나서자니 뒤가 불안하고, 물러서자니 이미 실점을 해 끌려가는 상황이라 따라잡으려면 그럴 수 없다.
밀란의 기본 전술은 4-3-3 이다. 중앙보다는 양 측면 공격수인 보나벤투라와 수소가 드리블 돌파나 크로스로 경기를 풀어간다. 그런데 상대가 내려서서 공간을 좁혀 수비하면 밀란은 공격하기가 대단히 껄끄러워진다. 드리블을 하자니 공간이 너무 좁고, 크로스를 올리자니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 수비수가 많아 쉽게 끊기기 때문이다. 밀란에게는 답답한 상황만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결국, 해답은 이른 시간 실점을 막는 데 있다. 밀란의 이번 시즌 수비력은 괜찮은 편이다. 경기 초반,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위기를 잘 견뎌내면 후반전으로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지는 밀란이기에 분명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2월. 리그도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몬텔라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잘 추슬러 다시 한 번 날아오를지, 아니면 지난 몇 년 간 그래왔던것처럼 별 볼일 없는 시즌이 될지 앞으로의 세리에A 리그 테이블을 유심히 지켜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