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무상

2.어깨 힘 빼고

by 이우키

최근 들어 큰 화제가 된 예능, “아이 엠 복서”가 있다. 복싱을 수련한 탤런트들, 선수, 인플루언서 등이 한데 모여 복싱 시합으로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본인들이 수련한 복싱을 링 위에서 펼쳐내는 열정 가득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스릴과, “나도 한 번 복싱을 하고싶다”라는 열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근데, 이 복서들이 시합 전에 항상 다들 하는 게 있다. 바로 어깨를 툭툭 털어주는 것이다.


어깨를 턴다고 하니 의아한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어깨 관절을 툭툭 튕기듯이 풀어주는 동작을 하는 것이다. 이걸 왜 하는 걸까? 단순한 스트레칭일까? 그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유연함, 그리고 힘 빼고 정확히 주먹을 내지르기 위함이다. 힘 대 힘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스포츠에서, 유연하게 내지르는 주먹이라니. 참 아이러니하고도, 무념무상에서 이야기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닌, 필요 이상의 힘을 주지 않는 자세와도 맞물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장 한 사람에게 우린 늘 똑같은 말을 한다. “어깨에 힘 좀 빼 임마” 하고. 긴장해서 잔뜩 움츠러들곤, 힘만 들어가서야, 본인의 100%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 것은 똑같으니까. 물론 너무 늘어지면 곤란하겠지만, 과도한 긴장을 내려놓고, 억지로 힘주지 않는 여유로움과 유연함을 갖출 때야말로 본인의 진정한 모습이 나오고, 성취감과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이전에 반야심경을 현대어로 풀은 내용이란 것을 얼핏 읽은 기억이 났다. “행복해지는 비결은, 무언가를 억지로 붙들며, 본인의 뜻대로 되길 바라는 게 아니라, 유연하게 흐르는 대로 갈 줄 아는 것” 이러한 요지의 내용이었다. 어깨에 힘 뺀다는 것이 바로 이것 아니던가. 힘주고, 억지로,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 말고, 힘 빼고, 유연한 사고로, 흐르는 대로 두는 것. 이것이 행복의 비결은 아닐지 생각이 든다.


필자의 나이대 친구들은 아직도 취업으로 많이 고생하는 친구들이 많다. 높아진 취업문에 힘겨운 세대라고 한다. "쉬었음 청년" 이라는 표현에 억울해하는 친구들도 있다. 무엇보다, 해내야 한다는 스트레스나 부담감에 짓눌려 힘들어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자니, 친구 된 도리로서 마음이 참 아프다. 내 친구들에게도, 그리고 비슷한 고민과 고생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이 말을 남기며 글을 마치려고 한다.


어깨 힘 빼고, 잘 할 수 있어.


작가의 이전글무념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