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생각나는 하루
예전에도 이랬을까? 이제 겨우 화요일인데 벌써 주말이 그립다.
주말이라고 해서 딱히 신나는 일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격렬하게 널부러질 수 있는 날.
그래서 요즘은 술 사는 재미를 들였다. 우연히 알게 된 앱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술을 비교적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되면서, 주말이 떠오를 때면 그 앱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렇게 일본 술도 사고, 와인도 사고, 중국에서 만든 사케도 저렴하게 사게 되면서 냉장고에 술이 하나둘 늘어간다. 벌써 사케 두 병, 와인 한 병이 냉장고에서 추위에 떨며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기다려라, 얘들아. 형이 곧 예뻐해줄게.’
아침부터 회사에 출근해 조용히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9시 이후, 오늘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생각하니 짜릿해진다. 이제 이틀만 지나면 이 회사에 출근한 지도 두 달째가 된다. 그럼에도 아직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참 많다. 지출결의, 공문 발송, 계약, 공사, 물품 구매…. 이 일들에 적응하면 나는 어디에 있을까? 적응되기도 전에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일하기가 더 싫어진다.
지금 시간은 8시 34분. 이제 곧 다른 무리들도 슬슬 출근하겠지.
그들은 어떤 기분으로 출근할까. 나는 오늘도 불을 끄게 되려나.
아니면 열심히 일하는 척 딴짓을 할 수 있으려나. 아마 나는 점심시간 전까지 또 뭔가에 쫓기면서 하악질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아이, 짜릿해.’
상상만 해도 즐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