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느낌67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by NaeilRnC

정말 지긋지긋한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격렬하게 쉴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저녁과 내일을 위해 그동안 와인과 사케를 모아두었다.


“사랑스러운 나의 술들, 기다려~”


지난 일주일 동안 나를 괴롭혔던 특강의 폭풍이 지나고, 이제 정말 나의 ‘업무분장’에 따른 일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국장의 말 한마디에 어이가 없어졌다.


“이제 한숨 돌려도 되겠네요!”


읭? 이게 뭔? 오늘 아침 본청에 왜 포스터를 안 붙였냐고 난리치던 사람. 그러면서 내가 ‘업무분장’의 일을 제대로 안 하고 있는 사람인 것처럼 뒤에서는 팀장님을 쪼아대며 나를 다그치던 사람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온다는 게 참 놀라웠다. 더 놀라운 건, 이미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저 짓거리들을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원래 그래.”


그 말은 그런 뜻이었다. 그녀는 그동안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들을 뛰쳐나가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제 그 차례가 내가 되었을 뿐. 그래서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여러 번 본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본청에 포스터를 붙이러 가면서 곧 대리가 될 예정인 사원과 많은 대화를 했다.


나는 그동안 팀장이나 수석연구원 같은 직책을 맡았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 새끼”들을 챙겨야 했고,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어르고 달래는 역할도 자주 해 왔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함께 일하게 될 동료들과 친해질 생각으로 저녁에 밥을 먹자고 했던 것인데, 그동안 여초집단이었던 이 회사에서는 그런 나를 ‘미친놈’, ‘이상한 놈’처럼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다.


그 얘기를 듣는데, 뭐랄까. 그동안 내가 이 사람들과 참 많이 어긋나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얼마나 불편했을까. 하지만 이제라도 오해가 풀렸으니 다행이다. 나는 오늘 이 사람들과 밥을 먹으며 나의 입장과 생각을 이야기했고, 그녀들은 그런 나의 입장과 생각을 이해해주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 곧 나갈 사람들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유종의 미’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어쨌든, 나는 이제 진짜 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폭풍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지랄 같은 금요일이지만 오늘은 여자친구와 술을 마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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