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기분이 나빠야 하지?
신기한 일이다. Y가 자꾸 나에게 시비를 건다.
기본급이 매달 다를 수 있을까? 2월과 3월의 기본급이 72,520원 줄었다. 그럼 내가 물어보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돌아온 답은 이랬다.
“급여명세서를 봐라.”
“급여명세서에 식이 틀렸었다.”
“이런 틀린 건 알려줘야지.”
“항상 의심을 해야 한다.”
나는 사과를 기대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왜 다른지를 물어봤을 뿐이다. 그런데 돌아온 건 설명이 아니라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말이었다. 그리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그녀는 계속 나를 조준했다.
점심시간, 일부러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돌아온 말은 이거였다.
“우울증 있냐.”
그녀는 인신공격을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지껄였다. 그 순간, 뭔가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조용히 있었을 뿐인데 왜 내가 문제 있는 사람이 되는 걸까.
오늘 하루 종일 제본을 했다. 내일 행사 준비 때문이었다. 그런데 Y는 나에게 말했다.
“복사기를 하루 종일 쓰면 어떡하냐.”
나는 개인적인 일을 하고 있던 것도 아니고,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물었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세요?”
종이를 내가 다 쓴 것도 아니고, 복사기를 내가 독점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말은 이거였다.
“아니, 왜 이렇게 기분 나빠해요?”
그 순간 알았다. 문제는 내가 아니었다. 그녀는 계속 선을 넘고 있었고, 나는 그걸 참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선을 넘은 사람이 아니라 기분이 나쁜 사람이 내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하다. 나는 오늘 하루 종일 일을 한 것 같지 않다. 제본을 했고, 대화를 했고, 버텼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느낌이다. 지금 회사에 혼자 남아 있다. 일을 해야 하는데, 집중이 안 된다.
아… 이 회사, 정말 오래 버틸 곳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