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무싸

기대작이 나왔다

by NaeilRnC

JTBC의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1화를 봤을 때,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황동만은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만 끼치는 사람이다.

약속은 어기고, 일은 망치고, 책임은 회피하고, 결국 남들이 뒤처리를 한다. 사람들은 그를 싫어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를 버리지 못한다.


불쌍해서? 그건 아닌 것 같다.

8인회라는 명분 때문?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나는 이걸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황동만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그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황동만은 누군가에게는 친구고, 누군가에게는 과거고, 누군가에게는 자기 자신이다.


우리는 모두 한 번쯤은 황동만이었다. 남에게 짐이 된 적도 있고, 도망친 적도 있고, 변명으로 버틴 적도 있고,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낀 순간도 있다. 그래서 안다. 사람 하나를 끊어낸다는 건 그 사람만 끊어내는 게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과 기억을 같이 끊어내는 일이라는 걸.


그래서 못 버린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이건 연민이 아니다. 자기방어다.

황동만을 완전히 부정하는 순간 우리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 있던 ‘나 자신’도 같이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싫어하면서도 남겨둔다. 미워하지만 끊지 못하고, 지치지만 포기하지 않고, 거리 두지만 완전히 떠나지는 않는다.


이건 관계가 아니다. 보류다. 언젠가는 나아질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 혹은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내가 완전히 틀린 선택을 한 건 아니라는 자기 위안.


그래서 그들은 황동만을 곁에 둔다. 이 드라마가 좋은 이유는 이걸 정확히 건드리기 때문이다. 사람은 생각보다 ‘좋아서’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 끊어내기 힘들어서 유지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제목이 더 무섭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우리는 모두 황동만을 보면서 화를 낸다. 그런데 그 화의 절반은 그를 향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이다. 그래서 못 버린다. 이 드라마는 누가 더 나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누가 더 버려지지 못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안에는 늘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언제까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언제까지 버리지 못한 채로 견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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