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무기보다 강한 베개

3. 자다가 자세를 바꿔 세상을 구원

by NaeilRnC
3. 전설의 무기보다 강한 낮잠3.png


밤이 지나고 또 아침이 왔다. 노곤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그는 아침, 점심, 저녁, 심야로 나누어진 여러 단계를 가진 잠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아침 전 단계의 전단계’였고, 그 단계에는 눈을 뜨면 안 되는 규칙이 있었다.

규칙을 만든 건 노곤 본인이었고 이유는 없었다.


한편 왕국에서는 난리가 났다. 왕이 사람들을 모아 연설했다.

“용사님을 위해 전설의 무기를 준비했다!”


그 무기는 ‘빛나는 초판본 성검’이라고 불렸고,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책 표지 같은 무늬가 있었다.

칼이 아니라 책처럼 생겼다. 왜 칼이 아닌 책처럼 생겼는지는 모두가 모른다.

만든 사람이 설명을 안 남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예술적 표현’이라는 말로 정리되었다.


왕은 성검을 들고 노곤의 집으로 향했다.

“이 전설의 무기는 오직 용사님만 쓸 수 있습니다!”

“이걸로 세계를 지켜주십시오!”


그러나 집 안을 살펴보니…노곤의 침대 옆에는 이미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

그건 성검도, 마검도, 창도 아니었다. 그저… 낡은 낮잠 베개였다.

베개는 너무 오래 써서 가운데가 움푹 들어갔고, 겉면도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

이건 누가 봐도 ‘전설’이라는 말과 거리가 있었다.

왕은 슬펐다.

“용사님… 성검이 이렇게 빛나는데, 왜 베개를…”


그 순간 베개가 살짝 흔들렸다. 노곤이 자세를 바꾸는 중이었다.

베개에서 퍼져 나온 부드러운 공기파가 마을을 스쳐 지나갔다.

그 공기파는 나무를 흔들고, 강을 잔잔하게 만들고, 지나가던 괴물의 무릎을 아프게 했다.

괴물은 무릎이 아파서 집에 갔다.

집에 가다 보니 너무 지쳐서 스스로 이불을 덮고 누웠는데 그 상태로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

잠든 건지 쓰러진 건지 아무도 모른다.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외쳤다.

“이… 이게 뭐야!?”

“용사님이… 베개로 괴물을…?”

“놀라워… 전설의 무기보다 강하다…”

“성검은 뭐지? 그냥 장식품이었나?”

“베개 신앙 만들자.”

“아니, 용사님 신앙을 만들자.”

“둘 다 만들자.”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진리처럼 들렸다. 기분이 좋으면 진리가 완성된다. 왕은 슬쩍 성검을 숨겼다.

“저… 이건 그냥… 기념품이오.”


누가 물어본 사람도 없었지만 그렇게 말했다. 노곤은 계속 잤다.

이번에는 ‘아침 전 단계의 전단계의 부가 단계’였고 더 깊이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었다.

베개는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받쳐주었고 세상은 안전했다.



*이 글에 포함된 이미지는 AI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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