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깨우지 마라’ 종교의 탄생
용사 노곤이 자는 동안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들었어? 용사님 잠을 깨우면 세상 끝난대.”
“누가 그랬어?”
“그… 저번에 술집에서 들은 것 같은데?”
“그럼 맞네.”
이 소문은 하루 만에 변형되었다.
“용사님을 깨우면 세계가 세 번 뒤집힌대.”
“뒤집히고 다시 돌아오나요?”
“모르겠는데, 어쨌든 위험하대.”
다음 날에는 더 강해졌다.
“용사님을 깨우면 존재 자체가 지워진대!”
“누가?”
“깨운 사람.”
“그래서 깨운 사람 있어?”
“없지.”
“그럼 증거가 없는데?”
“없으니까 더 무섭지.”
그 논리는 이상했지만, 무서울수록 설득력은 강해졌다. 결국, 마을 한쪽 풀밭에 이상한 천막이 세워졌다.
‘신성한 수면을 방해하지 말라 – 잠의 교단 –’
이름부터 이상했다. 하지만 교주는 진지했다.
“우리는 용사님의 잠을 지키는 자들입니다.”
교주는 말했다. 사실 며칠 전까지 구두 수선 장사를 하던 사람이었다. 장사 안 되자 교주가 된 것이었다.
“우리의 첫 번째 계율! 누구도 용사님 집 앞에서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오오…”
사람들은 감탄했다. 어차피 원래도 조용히 살고 있었지만 이제 이유가 생기니 좋았다.
“두 번째 계율! 누구도 용사님을 깨우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오오오…!”
촌장이 조심스레 물었다.
“근데… 정말 깨우면 안 됩니까?”
“네.”
“왜죠?”
“그냥요.”
이유는 빈약했지만, 사람들이 이미 고개를 끄덕이고 있어서 더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교단은 빠르게 확장되었다. ‘잠의 교단’ 신도들은 매일 아침 용사의 집 쪽을 향해 조용히 기도했다.
“오늘도 잘 자게 해 주소서…”
“한 번도 깨지 않게 해 주소서…”
“평생 잘 자게 해 주소서…”
어딘가 불안한 기도문이었지만 아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왕은 교단 대표를 불렀다.
“그대들이 용사님의 잠을 지키는가?”
“예, 전하.”
“그래, 아주 훌륭하다. 혹시… 세계가 정말 큰 위기에 빠지면 깨울 수 있겠는가?”
“안 됩니다.”
“왜지?”
“그때가 더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 말을 들으니 또 맞는 말 같군…”
왕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묻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서였다.
그날 밤, 노곤은 아주 깊게 잠들어 있었다. 잠의 교단은 진지하게 그를 지켰고,
누군가 실수로 발자국을 크게 내면 “쉿!” 소리가 즉시 날아왔다.
하지만 정작 노곤은 꿈에서 한 치킨집에 앉아 있었다.
주문한 치킨이 나오지 않아 마음속으로 약간 분노하고 있었다.
“빨리 좀…”
그가 꿈에서 중얼거린 그 한마디로 현실의 바람이 흔들렸고
멀리서 또 다른 작은 괴물 하나가 휩쓸려 사라졌다. 잠의 교단 한 사람이 속삭였다.
“보았는가… 기도가 통했다…”
아무도 기도 안 했지만 통했다고 하니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 글에 포함된 이미지는 AI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