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클래식 [피아니스트]

일상에서 발견하는 클래식 음악

by 피터

"나는 그 양지바른 교실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의 공포가 짙게 배어 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폴란드 아이들에게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곤 한다.

나는 그 아이들이 평생토록 그런 끔찍한 공포와 고통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출처 : 도서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라브 스필만 저, 김훈 옮김, 황금가지)






영화 <피아니스트> 포스터



2002년에 개봉한 영화 피아니스트(로만 폴란스키 감독)는

폴란드의 유명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자서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스필만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폴란드 침략을 온몸으로 겪은 장본인으로

수많은 희생과 죽음을 목격하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던 자신의 경험을 전후에 책으로 출판했다


이 책은 1946년 출간 당시 폴란드에서 출판금지 처분을 받았고,

그 후 50년 후에야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는 유태인 피아니스트로서 나치 점령 하에서 인간 이하의 고통을 겪었던 스필만의 경험을 담담하고도 묵직하게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가장 명장면으로 꼽히는 부분은 스필만이 폐허가 된 바르샤바의 건물에서 은신하고 있던 도중 독일군 장교와 마주치는 장면이다



독일군 장교 앞에서 연주하는 스필만



당시 스필만은 오랜 추위와 굶주림 속에 지쳐 있었고,


마지막 남은 통조림 하나에 의지하며 통조림을 따서 허기를 채우기 위해 갖은 방법을 궁리한다.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하던 중 통조림통을 떨어트리게 되고, 통조림 통을 따라가던 중 카메라 앵글을 검은 구두에서부터 제복을 입은 독일군 장교를 비춘다


자서전에서 스필만은 이 당시의 경험을 회상하며,

너무 힘이 풀리고 무력해져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고 회상한다. 영화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그 정도인데 실제로는 어땠을지 짐작이 가기 어려울 것이다. 독일군 장교와 마주친 상황에서 장교는 스필만에게 묻는다.



"뭐 하는 사람이냐?"


스필만은 대답한다


"피아니스트였어요"



사실 바로 총살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으나,

독일군 장교는 피아니스트라는 스필만의 대답에 그를 피아노가 있는 방으로 안내하고, 연주를 할 것을 명한다. 추위에 떨며 손은 동상에 걸리기 일보 직전이고 피아노 건반도 오랫동안 만지지 않은 사람이 제대로 된 연주를 한다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스필만이 보여주는 곡은 쇼팽의 발라드 1번이다

이 곡의 선정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데 독일군 장교 입장에서는 독일을 대표하는 베토벤이나 바흐의 유명곡을 기대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스필만이 선택한 곡은 조국 폴란드 출신 쇼팽의 곡이었다. 물론, 실제로는 발라드 1번이 아닌 녹턴 20번을 연주했다고 한다(이는 영화의 극적인 흐름을 위해 발라드 1번으로 변경한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독일군 장교에게 들려주는 곡이 쇼팽의 작품이었다는 건 과히 역설적이다.

쇼팽 역시도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후, 프랑스 파리에서 대부분의 생을 보내지만 죽을 때까지 조국 폴란드를 그리워했다. 그리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악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예술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이러한 예술은 시대적 상황을 고민하는 음악가의 철학을 반영한다

조용한 나만의 공간에서 영화 속에 나오는 클래식 곡들을 들어보면 어떨까.






[영화 속 클래식]

쇼팽 (1810~1849, 폴란드 바르샤바 출생)

1. 발라드 1번 (연주 : 조성진)

https://www.youtube.com/watch?v=taY5oHleS4I



2. 녹턴 20번 (연주 : 조성진)

https://www.youtube.com/watch?v=A8zO2KX_VVU



3. 폴로네이즈 22번 (연주 : 키신)

https://www.youtube.com/watch?v=NSw73Cmsy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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