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관점에서는 7,8월 전통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앞둔 시기이고, 코로나의 영향에서 벗어나 일상의 여가를 되찾고 있는 요즘이기도 합니다. 국경이 자유롭게 열림에 따라 일본을 필두로 내국인의 해외여행과 외국인의 국내여행은 금년 4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약 600%에 가까운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요. 여행객수의 증가 외에도, 여행을 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코로나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이색적인 체험 중심의 로컬 여행 트렌드가 좀 더 강력히 일상을 파고든 듯합니다.
경험재로서 여행은 여행객들로부터 항상 좀 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게 만들었습니다. 장소(Where)의 이슈보다는 무엇을(What), 어떻게(How) 체험할지에 대한 이슈들이 더 부각되었기 때문이죠. 제가 살고 있는 부산을 보면 이러한 로컬 여행 트렌드가 축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정한 시간, 특정한 장소에서 즐기는 메인 축제도 여전히 의미가 있지만 다수의 집객이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주변에서 접하는 중소 규모의 스핀오프 행사나 골목길 체험거리에도 여행객들의 관심이 분명 높아졌습니다.
<1> 모두를 위한 부산국제영화제, 모두모두비프(Everywhere BIFF)
당장 이번 주부터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부산의 축제들을 보면 이러한 경향을 잘 살펴볼 수 있는데요. 우선, 부산국제영화제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에 열리는 게 아닌가요?"라고 물어보실 텐데요. "네, 맞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로 28주년을 맞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영화축제로 매년 10월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에서 화려한 개막을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영화제는 어떻게 하면 시민들과 내방객들에게 좀 더 편하고 제약 없이 다가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해 왔습니다.
2022 동네방네비프 ⓒ 부산국제영화제
그러한 고민들 중 하나가 커뮤니티비프라는 사업을 시작한 것인데요. 명칭에서도 아실 수 있는 것처럼 BIFF(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와 관련된 다양한 계층의 커뮤니티 활동을 강화하여 부산국제영화제의 콘텐츠를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이후 진행했던 프로그램들을 보면 동네방네비프라고 해서 부산지역의 17개 구군 동네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하여 영화제를 꼭 해운대에서가 아니더라도 내가 살고 있는 동네 근처에서 체험하고, 영화 관계자들과 토크를 진행하는 등 영화제의 진입장벽을 좀 더 낮춰준 효과를 봤죠. 또한 해양도시 부산의 지리적 요건을 최대한 고려하여 부산 영도 초입의 유라리광장등 이색적인 장소에서 영화 상영을 해왔기에 시민들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이런 흐름들 속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번에는 부산국제관광도시 사업 중 하나로 도시체험콘텐츠로서 영화콘텐츠+부산투어를 연계한 영화제 연계 투어 프로그램을 오픈했습니다. 모두모두비프, 줄여서 모모비(Everywhere BIFF)인데요. 동네방네비프 때처럼 부산의 이색적인 야외장소에서 영화감상과 공연, 관계자 토크를 즐길 수도 있고 이와 연계된 투어 상품을 통해서 부산을 당일 또는 1박 2일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겠습니다. 이번 첫 행사를 시작으로 8월에도 추가적인 프로그램이 예정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로는 부산 골목 페스티벌입니다. 골목길의 특이한 로컬브랜드들을 도장 깨기 하듯 여행하는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부산국제관광도시 사업에 있어서 주요한 꼭지로 운영되고 있는 파트인데요. 부산시가 골목길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해 왔고 1차 연도에 전포공구길+망미골목, 2차 연도에 영도 봉산마실길이 선정됨에 따라 특화 골목길의 다양한 로컬 브랜드들을 폭넓게 체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강화하고 스토리텔링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에 연해 이번에는 각 골목길 별로 축제를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전포동 전포 공구길부터 영도 봉산마을 일대의 봉산 마실길, 그리고 망미동의 망미골목까지 수제맥주와 로컬푸드 체험을 비롯하여 각종 공연, 북마켓, 예술체험 등의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요즘 맛과 재미가 있는 골목길 축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네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