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삶은 지속된다

by bigbird

그래도 삶은 지속된다


정년퇴직일은 만60세 생일이 속한 달 다음달 1일이다.

매월 1일자로 정년퇴직자가 조용히 사라진다.

회사 인트라넷 이름검색에서 나오지 않는다.

전에는 퇴직인사 메일이 오곤 했었는데 요즘은 조용히 사라진다.

하루키 소설 '1Q84'의 표현으로 '상실되었다.'를 느낀다.


우리부서에서는 꽃다발과 케익을 준비하고 전별금(상품권)도 마련하여 점심을 같이 먹었다.

그리고 퇴직일이 되면 나오지 않는다.

다른 부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어제 다른 부서에 계신 전부터 알고지내는 퇴직예정이신 차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퇴직 축하드립니다. "


"응. 고마워."


퇴직이후를 여쭤보니 좀 쉬실거라 말한다.

그러고는 퇴직전화를 돌리면서 마음상한 이야기도 하신다.

통화 중에 바쁘다고 하며 서두르는 이가 있어서 마음상해서 전화를 하다가 그만두었다고 한다.


오늘 사내망을 통해 조회해보니 없으시다.


'상실되었다.'


퇴직했는데 남아 있어도, 없어졌어도 이상하다.


30여년 이상을 한회사에서 보냈는데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이상하다.

그렇다고 한달 유예기간을 남길 수도 없지 않은가?


그게 당연하지만 어쩐지 나는 그게 이상하게 생각된다.


그래도 그의 삶은 지속되리라.


퇴직 후 사내망에서 조회 안되는 당연한 사실을 보며 든 단상이었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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