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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수 Sep 24. 2024

개똥 철학

개똥 철학

비틀거리다.
똑바로 걷는 이는 어느 관점에서 보면 앞뒤로 비틀거리는 거다.
장애인들의 걸음은 제각각이다.
우측 편마비의 나는 우측으로 비틀거리며 걷는다.
좌측 편마비를 앓고 난 분은 좌측으로 비틀거리며 걷는다.

우리는 모두 비틀거리며 살아간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라도 비틀거리고 움직이며 살아간다.

도무지 예측 불가능한 술취한 이의 비틀거림도 있다.
괴로움에 절어 비틀거리며 걷는 이도 있다.

비틀거리고 살아가면 그래도 살아진다.

처음 편마비로 움직이지 못하고 침대에 가만히 있을 때도 있었다.
그때는,
비틀거려도 걷는 이가 가장 부러운 시기다.

비틀거리며 걸을 땐 바르게 걷는 이가 부러웠다.

언제든 비틀거릴 수 있다.
마음으로 비틀거릴 때도,
육체가 흔들릴 때도,
그래도 그 비틀거림을 부러워 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마음껏 비틀거리며 살아가자.
그러다보면 똑바로 걸을 때도 오리라.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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