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란, 나이가 들면서 신체의 구조와 기능이 점진적으로 퇴화되는 것을 말한다. 교과서적인 정의는 이렇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 단어가 낯설지 않게 다가온 순간이 있었다. 아직 ‘노화’를 걱정할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몸은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조용히 변화를 말해오고 있었다.
우측 발에 생긴 족하수. 한쪽 발의 기능 저하는 균형을 무너뜨렸고, 그 여파는 허리 통증이라는 형태로 나를 찾아왔다. 그저 발 하나의 문제라고 여겼던 것이 전신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며, 우리는 얼마나 섬세하게 연결되어 있는 존재인가를 다시금 느꼈다.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건, 이러한 변화가 노화의 전조처럼 느껴졌다는 점이다. 아직은 젊다고 믿었던 나에게도, 신체의 퇴화라는 과정은 멀지 않은 이야기라는 것을 몸이 먼저 알려준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늙는다.
이 진리는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그 방식은 저마다 다르고, 느끼는 시점도 제각각이다. 신체의 기능이 떨어지면 우리는 그것을 감각한다. 이전과는 다른 피로감, 쉽게 사라지지 않는 통증, 회복이 더뎌지는 몸. 나도 모르게 이전과 달라진 나를 인지하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모든 변화 속에서 느낀 위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서서히’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노화는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아주 조용히, 아주 천천히,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다.
만약 그 모든 변화가 한꺼번에 몰려온다면 우리는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점진적 퇴화, 즉 서서히 이루어지는 변화 덕분에 우리는 적응할 시간을 얻는다. 조금씩 불편해지는 몸을 받아들이고, 돌보는 법을 배우며, 이전보다 더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생각해보면 이것이야말로 자연이 우리에게 베푼 마지막 친절이 아닐까.
갑작스러운 몰락이 아닌, 점진적인 이완.
우리가 스스로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흐름.
그래서 나는 이 모든 변화 앞에 고개를 숙인다.
노화를 두려움이 아닌,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서서히 다가오는 것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해.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