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부자, 그 시절의 기억
2000년대 초반, 재테크 열풍이 한창이었다.
다음 카페에는 수많은 재테크 커뮤니티가 생겨나 활발히 운영되었고,
서점가에는 ‘10억 만들기’라는 문구가 붙은 책들이 쏟아졌다.
나 역시 그 시류에 편승해 여러 재테크 서적을 읽고,
관련 카페에 가입해 정보를 찾아다녔다.
그 시절 기억에 남는 카페가 ‘10in10’과 ‘선한부자’였다.
‘10in10’은 10년 안에 10억을 만들자는 목표로 시작된 곳으로,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는 듯하다.
반면 ‘선한부자’는 아마도 세월 속에 사라진 것 같다.
그때 나는 두 카페를 오가며 눈팅(읽기 전용)을 많이 했다.
특히 ‘선한부자’ 카페의 주인장은 글 솜씨가 탁월했고,
직접 책을 써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했다.
그의 글은 단순한 투자 기술보다 ‘공부’와 ‘마인드’를 강조했다.
“10년에 부자가 되려면, 그중 8년은 공부하고 2년은 실행하라.”
그의 이 말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글에는 묘한 설득력이 있었다.
실제 투자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컸다.
그래서인지 나를 포함한 많은 회원들이 그를 깊이 신뢰했다.
하지만 어느 날, 믿기 어려운 뉴스를 접했다.
지상파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그가 등장한 것이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오랜 기간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회원들에게 투자를 권유했고,
그 돈으로 경매로 낙찰받은 땅에 투자했지만,
결국 사기 혐의로 고발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다행히 돈도 시간도 부족해 그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돈이 있었다면, 아마 나 역시 투자했을 것이다.
그만큼 그는 신뢰할 만한 사람처럼 보였다.
‘신뢰’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무엇이 진실이었는지는 그만이 알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를 믿었던 이들이 큰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이다.
투자의 세계는 냉정하다.
차갑고, 때로는 잔인하다.
만약 그가 모든 것을 계획하고 시나리오처럼 연출했다면,
그는 더 이상 ‘선한 부자’가 아니었다.
“10년 중 8년은 공부하고, 2년은 실행하라.”
그의 말이 이제는 공허하게 들린다.
선한 이름 아래 숨은 욕망,
그것이 그 시절 ‘선한부자’의 진짜 얼굴이었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