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by bigbird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어디선가 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이른 시간, 아직 해가 완전히 떠오르지 않은 거리 위로 하나둘 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움직인다. 출근길에 오른 이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오늘 하루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하루를 살아낸다.
졸기도 하고, 정신을 번쩍 차리기도 하며, 때로는 속으로 울고 또 웃는다.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고, 크고 작은 사건들이 쌓이며 하루는 그렇게 흘러간다. 별일 아닌 듯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에게나 치열한 하루다. 말 한마디에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작은 성취에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하면서 우리는 각자의 몫을 감당해 낸다.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열차에 몸을 싣고 창밖을 바라본다.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둘 반짝이고, 그 사이로 잔잔히 흐르는 한강이 눈에 들어온다. 낮 동안의 분주함과는 달리, 강물은 말없이 흐르며 묘한 평화로움을 건넨다. 바쁘게 살아낸 시간들이 강물 위에 흩어지듯, 마음도 조금씩 가라앉는다.

문득 이태원 클라스의 한 대사가 떠오른다.
“술이 달다는 것은 오늘 하루가 인상적이었다는 뜻이야.”

그 말이 유난히 와닿는 날이 있다.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 어딘가에 묵직하게 남는 하루. 잘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어도 스스로는 안다. 오늘도 도망치지 않았고, 오늘도 버텼으며, 오늘도 나의 자리를 지켜냈다는 것을.

오늘 하루는 길었다.
쉽지 않았고, 때로는 벅찼다.
하지만 분명 인상적인 하루였다.

한강을 스치는 바람을 느끼며 생각한다.
이 평화로움은 아무 대가 없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하루를 온전히 살아낸 사람에게만 허락된 선물이라는 것을.

내일도 우리는 또 어딘가에서 하루를 시작하겠지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다.

수고했다.
참 잘 살아낸 하루였다고.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