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자신의 경험을 꺼내 놓게 된다.
마치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설명해 주는 전부인 것처럼.
카페 한켠, 옆 테이블에 앉은 두 부부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중국에서의 일, 호주에서의 기억…
서로의 말을 이어받기보다는,
각자의 이야기를 더 크게, 더 많이 꺼내 놓으려는 듯하다.
경험이 쌓인 만큼 이야기는 풍성하지만,
정작 그 안에 공감은 보이지 않는다.
말은 끊임없이 오가지만,
어딘가 허공을 맴도는 느낌이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생각한다.
나 역시 저렇게 말하고 있던 순간이 있지 않았을까.
다른 한편의 부부는 조용하다.
말 대신 휴대폰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잠시 눈을 비비고, 다시 화면을 켠다.
그들 사이에는 말이 없고,
어쩌면 그 또한 또 다른 거리일지 모른다.
우리 부부는 페퍼민트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다.
서둘러 마시지 않고,
차가 식어가는 시간을 함께 기다린다.
봄날의 끝자락, 아직 남아 있는 찬 기운 속에서
따뜻한 차 한 모금이 목을 타고 내려간다.
말이 많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 온기만으로도,
서로를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