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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Dec 20. 2020

유니 짜장밥, 그리고...

1석 다조~~~ 짜장면, 짜장 스파게티, 짜장 돈가스...

가끔 참을 수 없는 음식 중에 하나, 중식이다. 짜장면을 비롯해 짬뽕, 잡채밥, 볶음밥, 짜장밥, 탕수육까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애써 잊으려 참고 있는데 TV에서 뚱보 네 사람이 중국집을 간다. 머리에서 둥둥 떠나는 것을 다 시켜먹는다. 이런! 오늘은 먹으라는 날이야, 참으면  더 스트레스 쌓인단 말이지.

'그래, 한 달에 한번 정도는 괜찮아.' 주문을 외우듯 합리화를 하며 어느새 중국집에 전화를 한다.


돌아가신 엄마가 좋아하셨던 잡채밥과 유니짜장을 시켰다. 엄마 때문인지 우리 삼 남매는 잡채밥을 유난히 좋아한다. 드디어 잡채밥, 유니짜장 도착!

꽁꽁 싸맨 랩을 빛의 속도로 벗기니 하얀 밥 위에 좔좔 기름진 당면과 빛깔도 고운 야채, 고기가 맛깔나게 덮여있다.  먼저 잡채만 섞어서 맛을 본다. 대부분 먹을 만한 데 오늘은...첫맛에 입맛이 훅 떨어진다. 돼지고기 냄새를 못 잡은 거다. 먹을 수가 없다. 돼지고기만 빼고 야채와 당면만 먹는다. 오랜만에 시켰는데 정말 운이 없는 날이다. 아무래도 주방장이 휴가를 갔거나 암튼 뭔가 문제가 있다.


대신 유니 짜장이 꽤 맛있다. 희한한 게 같은 돼지고기일 텐데 냄새가 안 난다. 잡채밥 담당이랑 유니 짜장 담당이랑 다른가 보다. 암튼 그 집 유니 짜장은 거의 실패 확률이 없다. 다만 보통 짜장 대비  비싸다. 동네 중국집인데 만원이니 싼 건 아니다.

'언제 한번 집에서 해야지, 다진 돼지고기 한 근만 사면 열명은 먹을 텐데...'

보통 짜장밥은 많이 해 봤으니 고기만 다진 고기로 바꿀 뿐 뭐 식은 죽먹기다.

정육점을 간 김에 다진 돼지고기를 반근만 받아왔다.

국내산 다진고기 반근 ㅡ 사천오백원 !


유니 짜장을 떠올리니 벌써 먹고 싶다.

그럼 시작해 볼까나...



유니는  중국어인 ‘유니[肉泥]’에서 온 말로, 간 돼지고기를 베이스로 다른 모든 재료를 간 듯이 다져서 춘장과 함께 볶아낸 짜장이 유니 짜장이다. 재료를 잘게 다지기 때문에 식감이 훨씬 부드럽고 재료에 짜장이 잘 베여서 감칠맛이 더 하다.  






ㅡ이작가야's 유니 짜장밥ㅡ


Yummy!

요리 준비!

재료
다진 돼지고기(짜장용) 반 근
짜장분말
올리브유
베트남 고추
다진 마늘
다진 파
양파 1개
감자 반개
당근 반개
소금, 후춧가루




Yummy!

요리 시작!

  

뭐든 요리를 효율적으로 잘하는 방법은 요리 순서이다. 순서가 잘 못 되면 시간이 몇 배로 걸릴 수 있다.

요리하기 전에 대충 순서를 그리면서 재료 준비를 한다. 제일 먼저, 돼지고기 잡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로 재워둔다.




 고기가 재워지는 동안 다진 마늘, 다진 파와, 감자, 당근, 양파를 잘게 썰어둔다.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충분히 두르고 낮은 불에서 베트남 고추, 다진 마늘, 다진 파를 마늘이 노르스름해질 때까지 볶는다.




그다음에 단단한 재료부터 당근, 감자, 돼지고기, 양파순으로 넣고 볶는다. 끓여야 하기 때문에 반 정도만 익인 후 물을 붓고 재료가 완전히 다 익으면 불을 최대한 줄이고 짜장 분말을 조금씩 뿌리면서 뭉치지 않게 잘 젓는다. 잘 섞은 후 혹시 되직하면 마지막으로 물을 더 놓고 센 불로 휘리릭 저어주면서 농도를 조절한다. (되직하게 하는 게 낫다. 물을 너무 많이부으면 수술 불가 ㅋㅋㅋ)  





너무 맛있다. 세상에 이렇게 가성비 최고에 최고의 맛이 있을까. 재료를 잘게썰었기 때문에 어르신이나 아이들도 먹기가 좋다.





집사님이 당이 있어 밥은 보리밥이다.

흰쌀밥이면 맛은 열 배!



(남은 소스)



고기반근에 짜장분말 한봉이면 보통 4~5인분인데

우린 두식구라 소스가 남으면 응용해먹는다.

짜장소스 활용도가 끝판왕이다.


스파게티면- 짜장 스파게티
면- 짜장면
바게트 빵- 짜장 바게트
돈가스-짜장 돈가스
삼겹살- 짜장 삼겹 두루치기
떡볶이떡- 짜장 떡볶이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짜장밥, 최고다.


꿀팁!

매운맛을 덜 내려면 베트남고추만 제일 처음 볶은 후 고추는 건져낸다.

매운맛이 싫으면 베트남 고추는 생략.





ps: 사실은  대단한 음식도 아니고 올라와 있는 요리 글도 너무나 많은 데다가 그냥 집밥이기 때문에 이렇게 자주 요리 에세이를 올릴 생각은 없었는 데 의외로 만들기 간단하다고 도전해보신다는 분들이 계셔서 한 분을 위해서라도 올릴 예정이다.

이작가야의 요리 특징은 구하기 쉬운 재료로 쉽고 빠르게 그야말로

'휘리릭 뚝딱' 스타일이라 특히 처음 요리를 해보시거나 왕초보 요리사에게 추천해본다.





'오뎅(어묵)김밥' 감사후기:

이미 올린 '오뎅김밥'을 많이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네요. 사실 코로나 때문에 너무 살이 쪘는데 김밥은 먹고 싶고, 파는 김밥은 조미료 때문에 좋아하지 않아 할 수 없이 집에서 만들려니 탄수화물, '밥'을 최대한 적게 넣고 대신 좋아하는 오뎅을 넣어서 만들어 봤습니다. 먹는 것도 좋아하고 요리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뭐 이런 걸 글까지 써~~~해서 안 쓴 요리 레시피가 많은데 앞으로 그냥 집밥이려니 하고 올릴 테니 많이 사랑해 주세요^^


제가 브런치에서 글을 쓰게될 줄은 꿈에도 생각안 해본일이지만 그냥 집에서 먹는 집밥 요리 글을 쓸 줄은 더더욱 생각도 안 해 본일입니다.


뭔가 새로운 일은 참 신선해 좋습니다.

작가님, 독자님... 코로나 조심, 감기 조심... 맛난 거 드시고  이 힘든 시기 함께 이겨내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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