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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Dec 23. 2020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

햇빛도, 나무도, 강물도, 오리도... 우리와 함께 있다~~~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ㅡ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
These are the same stars and that is the same moon, that look down upon your brothers and sisters, and which they see as they look up to them, though they are ever so far away from us, and each other.

네게서 너무나 먼 곳에 있고 서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지만, 저 별과 달은 너의 형제자매를 내려다보고 있고, 그 형제자매 또한 저 별과 달을 우러러보고 있다.

ㅡ소저너 트루스 Sojourner Truthsㅡ


글을 쓴다는 것은 글을 읽는 것이다. 쓰면서 읽고 읽으면서 쓴다. 브런치 북 프로젝트 후기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당선작은 축하를 하면서도 응모한작가님들의 마음은 말안해도 다 헤아려진다는 끄덕임이다. 나또한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밤을 새워가며 그야말로 피땀 흘려 응모한 건 아니지만 처음 해보니, 작업을 하는 과정이 서툴러 고생을 했고 집사님이 포장해온 낙지볶음도 못 먹고 마감시간 1분 전에 응모 완료를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당선을 목표로 응모한 건 아니다. 나는 뭔가 새로운 일을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열정을 다하는 캐릭터라 즐겁게 한다. 즐거우면 만족이다.


당선 발표날이다. 나도 모르게 당선되길 바랬던 작가님의 이름을 찾고 있었다.

없다!


'아니... 그렇게 잘 쓰는 글이 당선이 안되면ㅠ'

뭐랄까, 친한 친구가 떨어진 아쉬움? 속상함?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들이 브런치에서 만나 서로의 글을 읽고, 라이킷을 누르고 댓글을 달고 구독을 누른다. 경험해보지 않은 삶을 공유하면서 때로는 응원을, 위로를, 감사의 메시지를 보낸다. 피드백을 열심히 한다. 새로운 글이 올라오면 부지런히 읽는다. 좋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안 좋은 이야기를 읽으면 '어쩌나, 잘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브런치를 열면 '브런치 북 프로젝트 수상작'이 환하게 웃고 있다. 당연히 읽고 싶고 읽어야 하는데 여력이 없다.

왜? 피드백 하는글을 더 읽고싶다.


멀리 캐나다에서 지인을 하늘로 보낸 작가님이 마음을 추스르셨는지...
수술을 코앞에 두고 계신 작가님 어머님의 수술은 잘 되셨는지, 간병하시다 병은 안 나셨는지...
엄마와 친해진지 얼마 안 된 마음 이쁜 딸 작가님이 엄마와 어떻게 얼마큼
친해졌는지...


피드백을 하는 작가님에 더 맘이 쓰인 단 말이다.


오늘은 어느 작가님 글 (브런치 북)에 이런 댓글을 남겼다.


''... 저는 당선작 안 읽었어요. 나중에 읽겠지요."


얼핏 '안 읽었다'는 말을 보면 '샘이나서? 약이 올라서? 열 받아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샘이나고 약이 오르고 열 받을 정도로 나는 글을 잘 쓰지도 못했고, 정성을 쏟지도 않았고 그냥 써 놓은 글을 모아 북으로 만드는 작업만 했을 뿐이다. 다만... 내가 피드백을 하는 글을 먼저 읽겠다는 강한 의지로 나중에 읽겠다는 표현을 대신했다. 먼저 읽겠다는 글을 나는 암암리에 '우리'라고, 우리글이라고 유치한 울타리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유치한 울타리... 그래도 난 그 울타리가 더 좋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늘, 23일 0시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5인 이상 모임 금지 행정 명령이 시행되었다. 살다 살다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이러다 온 국민이 혼밥 의무 시대가 오는 건 아닌지...

이런 걸 답이 없다고 해야 하나.


요즘 부쩍 더 열심히 걷는다. 걷다 보면 자연이 매일 조금씩 더 많이 보인다. 매일 나를 비춰주는 햇살이 있고, 듬직하게 겨울을 이겨내는 나무가 있고, 흰 눈 속에 빨간 얼굴을 수줍게 내미는 꽃도 있고, 변함없이 흐르는 강물이 있고, 심심치 않게 노니는 오리도 있다. 햇살도, 나무도, 꽃도, 강물도, 오리도  글밭에서 우리와 함께 있다.


브런치를 연다. 다른 세상이 열린다. 5인도 함께 하지 못하는 살벌한 작금에 수많은 글들은 생생하게 매일 만나고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조용히 웃으며 이렇게 속삭인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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