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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Sep 01. 2020

기자 아이디가 '아르고스'

 눈이 백개 달린 헤라의 비서 아르고스

'기자'

요 며칠 '기자'라는 단어가 끊임없이 맴돈다. '기자'의 사전적 정의는 '신문, 잡지, 방송 등의 매체에 기사를 쓰거나 편집하는 사람'이다. 사전적 정의 내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에 주목해 본다.

'기사'다.
'기사'의 정의는 어떠한 사실을 적거나 사실을 알리는 글'이다.

정의 내에서 중요단어에 주목해본다.
'사실'이다.

'사실'이란 단어의 정의를 본다.

'사실'이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이쯤 되면 삼척동자도 알만 한 결론이 내려진다.

기사는 사실이다.

사실이 아니면 기사가 아니다.
사실이 아닌 기사를 쓴다면,

기자가 아니다.

깔끔한 정리다.




물론 기자도 사람인지라 오보가 있을 수 있다.

흔해빠진 '정정보도'도 가능하다.
유감스럽게도 완벽 주의 쪽에 가까운 필자는 오보는 없어야 한다에 한 표다.
많이 양보해서 실수로 인한 오보는 혹,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고의적인 오보도 오보라는 점에는 동의할 수없다.

필자에게 매우 인상에  남는 명함이 생각난다.

아이디가 '아르고스'인 기자분의 명함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의 비서  '아르고스'.
바람둥이 제우스는 늘 그랬듯이 바람을 피우다

부인인 헤라에게 들킨다.
무서운 헤라를 알기에 제우스는 순식간에 바람을 피웠던 '이오'를 황소로 변신시킨다. 이를 눈치챈 헤라는 황소를 선물로 달라고 요청한다.
제우스는 꼼짝없이 헤라에게 황소를 내어준다.

제우스는 언제든지 황소를 '이오'로 변신시킬 수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헤라는 아르고스에게 암소를 보내 엄중하게 감시하게 한다.



(이오를 감시하는 아르고스, 제우스 심부름꾼, 모자쓴 헤르메스)


아르고스란 어떤 자인가?
이마에 눈이 백개나 달린 괴인이다.

잠을 잘 때도 한 번에 두 개씩밖에는 눈을 감지 않는다.

한 시도 쉬지 않고 암소를 감시할 수 있다.

그러던 중 언어의 마술사 헤르메스의 이야기에 빠져 눈이 모두 잠긴다. 이때 헤르메스는 아르고스의 목을 친다. 헤라는 아르고스의 죽음을 애도하며  백개의 눈을 자신이 총애하는 공작의 꼬리에 붙인다.

공작의 날개를 볼 때마다 아르고스가 떠오른다.

아르고스 아이디를 지은 기자분의 설명이 생각난다.

'실수로 목이 날아갈지언정 24시간 눈을 뜨고 세상을 감시해야죠'

멋지다. 그게 기자다.

기자의 말 한마디,

글 한 줄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연예인이라는 직업.
연예인이기 전에 사람이고 한 집안의 가장이고

귀한 자식들이다.
오보는 정정할 수 있지만 대상자의 상처는

그리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지난 15일 양준일에 관한 오보 또한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기사도 아니기 때문에 무시한다.

양준일은 오늘 '영혼의 말 한마디'에 오히려 자신을 뒤돌아본다는 글을 올렸다.

양준일 답다.

선한 영향력은 갑자기 되지도 않고

억지로 되지도 않는다.

30년 만에 고국에 귀환한 양준일.

'시대의 편견이 낳은 비운아'라는 표현에 대해

그는 매번 '편견'이란 단어가 옳지 않다고 한다. 

다만 자신이 시대에 맞지 않았다고 표현한다.

선한 인성을 가진 양준일.


자신을 핵폐기물이라고 비유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그에게,
아직도 더 상처를 줄 게 있을까...

글을 쓰는 한 사람으로서 나 자신은 본의 아니게

독자들에게 상처를 준 적은 없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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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20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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