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동 어느 골목이다. 집사님(남편)이 첫 근무를 한 곳이다. 무교동지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홍 집사는 그 골목에 있었던 구멍가게 주인장이 성씨랑 이름이 같다면서 추억 속에 담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추억 속에 있는 맛집 '북엇국'집이다.
아침 일찍 가도 줄을 서 있다. 운 좋게 줄이 끊어진 경우도 있지만 거의 기억에 없다. 좁은 골목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도로까지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맛집 지도 같은 종이를 한 장씩 들고 소곤소곤 대는 일본인들이 꼭 몇 명은 있다. 심지어 이유식이나 먹을까 하는 아이를 데리고 오는 일본인들까지 있을 정도다. 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는 이야기다.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입맛과는 좀 거리가 있는 담백한 맛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손주들까지 3대가 있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가끔 집사님은 아침부터 그 집 북엇국이 먹고 싶다고 한다. 아들이 1년에 한두 번 집에 오면 아들도 그 북엇국 집에를 가자고 하니 신기하다. 그렇다고 술을 많이 먹는 아들도 아닌데 말이다. 해장국으로 많이 먹는 북엇국이 아닌 담백한 깊은 맛이 매력이다.
줄을 서서 기다린다. 홍 집사가 입을 연다. 역시 대사가 똑같다.
"그때는 말이야."
"자리에 앉으면 무조건 북엇국이 나왔지."
메뉴가 한 가지였다는 말이다.
지금은 이렇다.
"빼기 둘, 국물 추가하나, 두부 추가 하나, 두부 빼고 하나, 알 다섯"
뭔 소리지?
빼기는 북어를 빼 달라
국물 추가는 국물 더 달라
두부 추가는 두부 더 달라
두부 빼고는 두부를 빼 달라
알 다섯은 계란 프라이 다섯 개를 달라...
우와~ 주문을 바로 다 기억하는 것도 놀랍지만 더 달라 빼 달라...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는 서비스에 입이 딱 벌어진다.
맛도 좋은데 친절까지 손색이 없다. 그래서 그 집이 더 좋아졌다. 친절의 정도도 늘 한결같다.
엄마의 북엇국 맛을 더 좋아한다. 엄마는 참기름에 북어를 달달 볶다가 물을 넣고 끓이는 평범한 방식인데 엄마만의 고소한 맛이 있다. 그 북엇국 맛집은 고소함보다는 담백함이 앞선다. 아마도 큰 솥에 푹 끓이니 집 맛 하고는 분명히 다른 게다.
엄마 맛과 맛집 맛을 더하려니 두부를 넣어본다.
북엇국은 가끔 끓인다. 이상하게 북엇국 먹고 싶은 날이 있다.
해장을 위함이 아니어도 뽀얀 국물이 가끔 생각난다.
명태를 얼리고 녹임을 반복하여 서서히 말린 것이 황태다. 북어보다는 좀 더 부드러운 맛이 있고 영양도 더 좋다. 그러나 자주 끓이지는 않는 편이다. 황태채는 큰 봉지로 항상 있는데 영 줄지 않음이 그 이유다.
아주 가끔 먹고 싶은 국...
오늘처럼 조금 쌀쌀한 날에 좋다.
엄마가 끓여준 고소한 북엇국...
집사님의 추억이 가득 어려있는 무교동 북엇국...
다 좋다.
집에 있는 황태에 두부를 더해
시원하게 끓여본다.
고소하고 담백한 황탯국!
Gooooo!
ㅡ이작가야's 황탯국ㅡ
Yummy!
요리 준비!
재료 황태 (북어) 한 줌 (30g) 두부 1/2 모 육수5컵(물 5컵) 달걀 1개 대파 1대 다진 마늘 1큰술 국간장 1큰술 참기름 1큰술 새우젓 1/2큰술 소금 후춧가루, 고춧가루 -선택
Yummy!
요리 시작!
황태채를 물에 살짝 적셔 가볍게 짜낸다.
달군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황태채를 볶는다.
멸치, 다시 육수를 준비 (그냥 물이나 쌀뜨물도 가능)
육수를 붓고 중불로 10분 정도 끓이다 중 약불로 낮춰서 5분 더 끓임. 이때 국간장도 추가!
두부도 풍덩!
두부가 끓어오를 때까지만 끓이다가...
계란을 풀어 두른 후 젓지 않고 잠깐 둔다.
계란이 익으면 다진 마늘, 다진 파 척!
황탯국 완성!
먹기 전이나 후에 새우젓으로 간!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조절)
후춧가루, 고춧가루:취향대로
아들이 한국에 와있던 어느 날 집사님은 아들에게 무교동 북엇국 집의 추억을 보여주고 싶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