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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Mar 28. 2021

꼬막?요로코롬 삶으라고!

숟가락을 똥구녕에 넣고 싹 돌려 부러!

<엄마 꼬막>

엄마는 서울에서 태어나신 서울 토박이다. 외갓집도 모두 서울에 살았다. 어릴 때 방학이면 시골 친척집에 놀러 가는 아이들이 제일 부러웠다. 저 먼치 아래 남쪽 바다에서나 얻을 수 있다는 꼬막을 엄마도 보셨을 리가 없다. 어릴 때 꼬막을 먹어보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게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엄마와 잠깐 합가를 했다. 합가 하자마자 꼬막을 먹어본 기억이 있으니 아마도 약 30년 전쯤 꼬막을 처음 먹어본 것 같다.


양념장이 이쁘게 얹어진 꼬막.

엄마의 꼬막은 백 프로 똑같은 모양이었다.


나는...

꼬막이 원래 그렇게 생긴 줄 알았다. 아니 그렇게 파는 줄 알았을까?

엄마한테 어떻게 삶았냐? 어떻게 깠느냐? 물어본 적도 없고 엄마가 삶고 까는 것을 본 적도 없다.


그저 먹기만 했다. 아마도 양념 맛으로 먹었던 기억이다.

오히려 홍 집사는 엄마의 꼬막을 잘 먹었다.

"장모님 꼬막이 엄청나요 정말 맛있어요. 양념을 맛있게 잘하셔서요..."

엄마는 신이 나신다. 사위의 맛있다는 칭찬에 엄마는 더도 덜도 아닌 똑같은 양념 꼬막을 해주셨다.


나는...

비릿함이 꼬막 자체의 맛인데 그때는 그 맛을 몰랐다.

게다가 그렇게 기술적으로 삶고 힘들게 까야한다는 것을 몰랐으니...

에휴 ㅠㅠㅠ

엄마... 미안 미안 ~~~




<홍 집사 꼬막>

업무 관련 지방에 출장을 다녀온 집사님이 꼬막을 주문했단다.

"오늘 꼬막이 올 거야. 삶는 법이랑 까는 법도 다 배워왔으니 댁들은 먹기만 해."

세상 혼자만 비법을 아는 듯 의욕이 넘쳐나는 표정에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꼬막이 도착했다.

삶는 것부터 까는 것까지 풀서비스를 한다.

"와~~~ 너무 맛있다. 이맛이구나!"

양념장 없이 그냥 삶기만 해서 까먹었는데 맛이 기가 막히다.

간도하지 않았는데 딱 맞는 간에 통통한 살은 식감이 쫄깃쫄깃 부들부들하다.

"우와~~~ 아빠 정말 맛있어 아빠도 먹어봐"

아들이 당시에 초등 1??? 그렇게 어렸는데도 맛있단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먹었기 때문일까?

엄마한테는 죄송하지만 엄마 양념 꼬막보다 꽤 많이 맛있었다.




< 벌교 할머니 꼬막>

TV에서 맛집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것 같다.

꼬막을 메인으로 하는 오래된 식당이다.

허리가 90도로 구부정하게 굽으신 어르신이 1대 주인장이다.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와 입담이 너무 재밌다.

취재를 하는 피디와 할머니의 대화에 혼이 빠진다.

"할머니 꼬막 삶는 거 보여주실 수 있지요?"
"그냥 잘 삶으면 돼야"
"그러니까 비법이 있으시잖아요?"

"연병 비법은 몬... 그냥 요렇게 삶아. 물이 끓채?

피디가 배꼽을 잡고 웃는다.

"네 그렇게 삶는 거군요. 그럼 까는 것도 보여주실 거죠?"

"까는 것이 별거 있가니? 요렇게 숟가락을 똥구녕에 넣고 싹 돌려 부러!"


아우 할머니 입담 좀 보소!

서울촌놈이다 보니 온갖 사투리가 그렇게 구수할 수가 없다.


'요로코롬'

'고로코롬'

'숟가락을 똥구녕에 넣고 싹 돌려 부러'


꼬막...

재밌다.




꼬막은 겨울이 시작되면서 3월까지가 제철이라고 한다.

시간이 여유가 많아지면서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

가능하면 제철 식재료를 많이 식탁에 올리려고 한다.

꼬막은 어찌어찌하다 막차를 탔다.

두식구인데 2kg를 주문하니 그냥 데쳐먹기도 하고 무침, 부침도 하려는데...


비가 부슬부슬 오니 무침보다는 전이 더 생각난다.

친절한 집사님이 삶아주고 까준다.

초장도 찍지 않고 그냥 먹는다.


"우쭈쭈~ 고생하셨으니 전은 내가 부쳐주리다."


김치 송송 썰고 양파 좀 넣고 데친 꼬막으로 전을 부쳐보자.

꼬막 김치전!

Goooooooo!



ㅡ이작가야's 꼬막 김치전ㅡ

Yummy!

요리 준비!

재료
꼬막-500g
김치-1컵
당근-1/2 개
양파-1/2 개
대파-1대
부침가루- 1컵
계란-1개
들기름-1큰술
맛술-1큰술
간장-1큰술
후춧가루 ㅡ취향대로
청양고추 ㅡ선택




Yummy!

요리 시작!


용솟음치는 끓는 물에 해감이 된 차가운 꼬막을 넣으면 끓던 물이 잠잠해진다.



잠잠해진 물이 다시 끓을라 칠 때!

불을  끈다. (이때 한 두 개 정도 꼬막이 입을 열면 빙고!)


요로코롬!



체에 밭쳐 뜨거울 때 바로 까먹어야 제맛!

숟가락으로 똥구녕에 넣고 싹 돌려부러!



그냥 데친 찐 맛을 즐긴 뒤 부침에 도전!

여보~~~ 부침할 용으로 따로 부탁해요^^

홍집사의 디테일 !

데친 꼬막살 ready!



양파, 대파, 당근, 김치 ready!

들기름, 간장, 맛술!


계란, 부침가루 척!




쇄킷 쇄킷!



맨 마지막에 데친 꼬막 쇄킷~




이렇게 반죽 완성!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지글지글!




노르스름하게 익었다고 판단됐을 때 짜잔~



접시에 촥! 



맛있다요^^



그니까요^^



잘 먹었네요.

역쉬~

제철 식재료로

식탁은 풍성해집니다^^


꼬막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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