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 한 번도 서울을 떠나 본 적이 없는 나는 솥밥이라고는 이천에 즐비한 솥밥 전문식당에서 먹어보거나 서울에서 유명한 영양돌솥밥 맛집에서 먹어본 게 전부다.
시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자란 홍 집사(남편)는 초등학교 때까지 아궁이에 걸어놓은 가마솥에 지은 밥을 먹었단다. 아궁이에 밥을 지으려면 불을 때는 것부터 시작이다. 아니 불을 땔 장작을 준비하는 것부터 시작이겠다.
불을 때고 가마솥에서 밥이 될 때까지 그 정성이 얼마나 깊은지...
그리고 밥맛은 얼마나 좋을까...
한 번도 가마솥밥을 먹어본 적이 없는 서울촌눔인 나에게는 상상의 맛일 뿐이다.
어머님의 가마솥이 그리운지 언젠가 홍 집사가 돌솥을 사자고 해서 장만하게 된 제일 작은 크기의 돌솥이 두 개가 있지만, 사놓기만 하고 해먹은 적이... 손으로 꼽는다. 아침도 먹을 시간이 없이 바쁘게 뛰어다닐 때는 전기밥솥이 밥줄이었다. 심지어 예약까지 되니 바쁜 삶에서 꼭 필요한 효자 솥이다.
단점은 처음 한 밥은 맛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밥맛이 떨어진다.
둘이 먹으니 이번에는 제일 작은 압력솥으로 밥을 해본다. 따끈하게 한 끼 먹고 끝을 내니 아주 좋다.
단점은 혹 밥이 남기라도 하면 딱딱한 찬밥이 된다.
요즘은 가진 게 시간인데...
"이제부터 돌솥에 밥을 할까?"
그래서 하기 시작한 돌솥밥에 푹~~~ 빠졌다.
따끈하게 지어진 밥을 공기에 담고 뜨거운 물을 돌솥에 부으면 밥을 다 먹을 때쯤 완성되는
구수한 누룽지랑 숭늉에 더 푹~~~ 빠졌다.
뜨거운 음식을 워낙 좋아하기에 나는 돌솥밥의 밥을 덜어내지 않고 그냥 먹는다.
뜨거워서 천천히 먹으니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누룽지에 숭늉까지 먹으면 한 솥을 다 먹은 포만감이지만 사실상 먹은 양은 둘이 종이컵 하나 분량 정도니
다이어트에도 좋다.
찰수수, 조, 흑미를 쌀에 조금씩 섞어 잡곡밥을 짓는데 가끔은 나물을 얹어 나물 돌솥밥을 한다.
초봄에는 냉이나물, 시래기나물, 곤드레나물... 최근에는 두릅나물 돌솥밥까지 봄나물의 향에 정성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