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작가야 Apr 17. 2021

그때 그 시절 돈까스~

폼 잡고 칼질하러 가자!

<돈까스... 엄마>

어릴 때 엄마는 돈까스를 특별식으로 만들어주셨다.

돼지고기를 튀기는 소리가 좋아 엄마가 돈까스를 만드실 때면 옆에 꼭 붙어 있었다.

당시에는 돈까스와 함께 먹는 수프를 시중에서 팔지 않아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수프까지 직접

만드셨다. 밀가루를 그 당시 말로 '빠다'(버터)에 볶아서 어찌어찌 쉐킷 쉐킷 하면 수프가 만들어진다.

'우와~~~ 엄마는 마법사 같아!'

엄마가 휘리릭 뚝딱하면 음식이 만들어진다.

'우와~'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돈까스의 메인인 돼지고기를 고깃간에서 받아다가 밑간을 하고 튀김옷과 빵가루를 입혀 바삭하게 튀긴 후 소스를 얹는다.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 중에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메뉴 중 하나다.

'돈까스'


<돈까스... 경양식>

그때 그 시절 '경양식집'이 있었다.

모처럼 주머니가 넉넉한 날 개폼 잡고 하는 말이다.


'칼질하러 가 볼까나'

'한 번 썰러 갈까'


경양식집을 가자는 다른 표현이었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데이트를 한다.

남자가 모처럼 목에 힘을 주고 자신 있고 당당하게 앞장을 선다.

아마도 경양식집에 가려는 게다.


경양식집에 적당한 칸막이가 있다.

지금은 학교 캠퍼스에서도 대놓고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하는 시대니...

'칸막이'하나 만으로도 그때 그 시절 이야기 맞다.

경양식집에서 연인들의 키스 장면은 드라마의 '클리쉐'를 장식하기도 했다.


<돈까스... 우스갯소리>

신입직원에게 선배 직원이 밥을 산다며 경양식집으로 간다.

신입직원들 앞에서 잔뜩 목에 힘을 준 선배 직원이 이런다.

"자! 오늘은 내가 사는 거니까 맘껏 들 먹어. 이 집 돈까스 아주 잘하는 집이야."

신입직원들은 선배 앞이라 긴장은 돼지만 공짜로 돈까스를 먹을 생각에 기분이 최고다.


잠시 후 직원이 수프를 가져온다.

선배가 친절하게 말을 건넨다.

"어서들 먹어! 소금 후추 필요함 뿌리고..."

선배가 하는 데로 따라서 수프를 먹는 귀여운 새내기들...


수프를 다 먹은 선배가 이런다.

"어때 맛이 괜찮아?"

"넵!"

"다행이네... 자! 그럼 다 먹었으니 일어들 날까?"


'다소 당황한 듯 하지만 선배가 일어서니 다들 따라 일어섰다'는 이야기는 언젠가 그때 그 시절

'경양식집에서 일어난 우스갯소리'로 들은 이야기다.


<돈까스... 어머님>

결혼해서 제일 자신 있게 했던 음식이 돈까스다.

어릴 때 엄마가 돈까스 만드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내 기억에 아마도 처음으로 시부모님이 신혼집에 오셨을 때였다.


고민할 것도 없이 나는 돈까스를 만들어드리려 한다.

당시에만 해도 엄마가 계셨으니 물어볼 수 도 있어 노프라블람이다.

엄마가 하던 대로 돼지고기를 사다가 밑간을 하고.... 지글지글 고기를 튀긴다.


완성된 돈까스를 상에 내놓는다.

시부모님은 당연히 두 분 다 돈까스를 드셔 본 적이 없다.

맛을 모르시니 한편으론 안심이기도 하지만 다행히 맛있게 잘됐다.


먼저 수프를 드신다.

"야야~~ 이게 뭐꼬! 맛이 희한하데이!"

"어머님~~ 이게 돈까스예요."

"돈가스~~~~?"


돼지고기를 튀기고 난리부르스를 춘 모습을 본 아버님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왕창시럽기는! 돈까스니까 돼지고기지... 이거는 수프 래!"

"맞아요 어머님 이거는 서양사람들이 먹는 '국'같은 거예요."

어머니는 수프던 국이던 관심이 없으시다.

막내며느리가 해드린 그저 신기한 '수프'를 드시며 웃음이 가득하시다.

"야야~~~"

"어머님 뭐라 하실지 다 알아요. 야야~ 여기가 천국이래이~하실 거죠?ㅋㅋㅋ"


돈까스가 뭐라고 내가 처음 해드린 음식을 드신 날 어머님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야야~~~ 여기가 천국이래이~'

작은 것에, 사소한 것에 감사하시고 못해도 마음을 칭찬해주시던 어머님 아버님...


돈까스를 보면 어머님의 얼굴이 아련하다...


"여보! 돼지고기 등심으로 두쪽 샀어. 돈까스 하려고!"


추억의 돈까스!

Goooooooooo!



ㅡ이작가야's 돈까스ㅡ

Yummy!

요리 준비!

재료
돼지 등심 - 2쪽
소금, 후추-밑간
밀가루
계란 -1개
빵가루
식용유
통후추
스테이크 소스, 오이, 콩 통조림, 적 배추- 선택




Yummy!


요리 시작!


돼지고기에 소금, 후추를 약간만 솔솔~~~  밑간을 해서 30분 정도 재워둠.




스는

밀, 계, 빵!



밀가루 옷

밑간 한 고기에 밀가루는 쪼끔만 입힌다.

하얀 밀가루 살살~





계란옷!

노란 계란에 푹~





빵가루 옷!

빵가루는 충분히~




식용유를 팬에 충분히 붓고 기름 온도를 체크!

빵가루를 넣었을 때 뽀르르 올라오면 굿 타이밍!






중불에서 빵가루까지 입힌 고기를 노릇노릇하게 튀기는데 타지 않게 튀긴다.





튀긴 고기를 건져내고,

지글지글 끓던 기름이 기포가 없어지면서 끓는 소리가 조용~~~ 해지면





 한 번 더 튀기는 게 포인트!





튀긴 고기 기름을  쪽~~~~





집에 있는 야채도 사뿐히~


앗, 이런!

돈까스 소스가 없다 ㅠㅠㅠㅠ

스테이크 소스로다가~~~

통후추도 솔솔~





그때는 저 미제 통조림 콩이 어찌나 맛있던지...





먹다 남은 카레가 있어 한쪽은 돈까스 카레로!





돈까스와 카레 조합도 굿굿굿!





"어때 맛이?"

"맛있네! 고기도 고소하고..."

"그러니까 말이야 엊그제 식당에서 먹은 돈까스가 어찌나 맛이 없는지ㅠㅠ."


얼마 전 식당에서 돈까스를 먹었는데 팔천 원? 한 것 같은데 고기를 다진 고기를 쓴 건지 영~맛도 별로고...

얼마나 기분이 별로던지 '한번 집에서 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둘이 먹으려고 손바닥만 한 크기 등심을 두 조각만 샀는데 사천 칠백 원 이란다.

가성비도 최고다!




정말 오랜만에 수제 돈까스를 했다.

하는 내내 엄마 생각, 그때 그 시절 경양식집 생각, 어머님 생각까지...


음식은

사랑이고

추억이고

그리움이고

감사함이고

따뜻함이다.


그래서

음식 이야기가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핑퐁 37화) 매운 훈제오리볶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