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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Apr 20. 2021

엄마가 해준 노란 카레가 최고!

평범하고 단조롭지만 내 마음속에 있는 노란 카레!

엄마가 해주신 음식 중 '가장 좋아하는 음식 베스트 5' 안에 드는 음식이다.

'카레라이스'


엄마는 음식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그러고 보니 내 기억에 엄마의 카레는 시중에서 파는 카레가루를 그대로 쓰지 않고 밀가루를 섞어 볶아서 카레라이스를 만드신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풍미를 가하기 위해서 일 듯하다. 마치 요즘의 '루'를 만들듯이 밀가루에 '빠다(버터)'를 넣어 볶다가 카레를 같이 볶으니 그리 맛있었나 보다.


알게 모르게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딸도 엄마를 닮아 레시피를 마구 마구 만든다.

재료가 없으면 없는 대로 응용을 해서 휘리릭 뚝딱 한다.

딱 엄마다. 엄마가 그러셨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휘리릭 뚝딱!




카레를 정말 좋아한다.

일본 여행을 하면 꼭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지역마다 카레맛이 다~다른 일본은 카레맛을 만끽하기에 딱이다.

호텔 조식메뉴에도 거의 카레가 있으니 조식이 즐겁다.


어느 지역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한국식 카레랑 맛이 비슷한 카레를 만나면 다른 음식은 패스하고 카레에만 올인하기도 한다. 물론 카레 맛집 탐방은 필수다.


"이 집 카레 너무 맛있다. 난 카레를 좀 더 먹을래."


카레를 매일 먹으라 해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카레 러버다.


"아유~ 잘도 먹지! 어쩌면 그렇게 카레를 좋아하시는지..."

카레 그릇에 얼굴을 파묻고 엄마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엄마 카레 좀 더 줘~~~~ 너무 맛있당!"


아빠를 닮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숟가락을 들면서 놓을 때까지 리엑션을 한다.

"엄마 엄마 엄마, 이거 너무 맛있어. 엄마 카레는 세상에서 최고~~~~"

엄지 척을 하면서 윙크를 하면서 난리난리다.


"아니 어쩜 그렇게 아빠를 닮았누. 알았으니까 어서 드셔!"


카레를 좋아하는 만큼 리엑션을 했으니 분명히 엄마는 둘째 딸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는 '카레라이스'로 기억하고 계실 듯하다.




나만큼 카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더라.

카레의 매력에 빠진 뒤로 매년 300번 가까이 카레를 먹는다는 사람.

<작고 확실한 행복, 카레>라는 에세이를 독립 출판한 카레 바라기, <오늘의 기분은 카레>의 저자

 '노래'라는 작가이다.


작가는 카레에 푹 빠지게 된 후 일 년이 지나, 회사를 그만두고 퇴사 후 일 년은 카레에 더 집중한다.

세 번에 걸쳐 도쿄로 카레 여행을 떠났고 카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것은 기본이다.

카레 여행을 기록한 책과, 달력, 다양한 굿즈를 만들어 서울 아트북 페어 '언 리미티드 에디션'에 참가한다.


'나만큼 카레를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읽기 시작한 그의 책 <오늘의 기분은 카레>에서 생각지 못한 저자의 경험담에 집중한다.


카레를 만나기 전 저자는

누가 "뭐 먹을래?"하고 물으면 잠시 고민하다 ...

"아무거나"라고 대답하는 캐릭터였다.

카레를 만난 후 저자는 식당에 있는 세 가지 메뉴를 보고 이렇게 주문을 했다고 한다.

"토마토치킨 카레 하나 주세요."


접시를 반 정도 비웠을 때 카레에 집중하는 나를 보았습니다.
비 오듯 흘리는 땀도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무언가에 푹 빠진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고객의 거센 피드백, 끝이 안 보이는 프로젝트, 쌓여가는 집안일, 만성 거북목 통증도 잊었습니다.
접시에 담긴 주황색 액체, 카레에 빠졌습니다.
-노래: 오늘의 기분은 카레-



'무더운 여름날 점심에 크고 작은 고민이 깃든 삶 가운데서, 오늘의 나는 무엇을 먹고 느끼고 싶은지 명쾌한 답이 하나라도 있어 안심을 했다'는 저자는 카레를 만난 후 뭐든지 자신의 의사표시를 할 때,

'..... 인 것 같아요.'라는 식의 표현에서

'.....이에요.'라고 확실하게 표현하는 캐릭터로 변화되었다.


누군가의 인성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 음식이기도 하다.

하기야 얼마나 큰 변화를 경험했으면 책까지 썼을까 저자의 카레 사랑에 질투가 날 정도다.


<오늘의 기분은 카레>는 책을 열기가 무섭게 카레가 먹고 싶어 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나 또한 그 위험을 피하지 못하고 집에 있는 재료를 찾고 카레라이스 만들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노란 한국식 카레를 즐기지 않는다는 저자와는 달리 나는 엄마가 만들어 준 노란 카레를 좋아한다.

평범하고 단조롭지만 어떤 재료를 추가하느냐에 따라 변화무쌍해진다.


엄마는 내 곁에 안 계시지만 내 마음속엔 엄마의 평범한 노란 카레가 남아있다.

오늘은 엄마의 노란 카레에 햄을 넣고 만들어본다.


노란 햄 카레라이스!

Goooooooooooooo!



-이작가야's  햄 카레라이스-

Yummy!

요리 준비!

재료
카레가루-2/3 봉
감자- 작은 거 두 개
당근- 반개
양파- 한 개
햄- 1/2 캔
식용유
소금, 후추




Yummy!


요리 시작!

달군 팬에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중불에서 익는데 시간이 걸리는 재료 순서대로 (감자,당근,양파,햄 순으로) 넣어 쉐킷 쉐킷 볶는다.

이때 소금 살짝!




재료가 거의 익으면 재료가 잠길정도로 물을 붓고 보글보글 뭉근히 끓인 후

잠시

불을 끈다.


불을 끄고 카레를 솔솔 뿌리면서 뭉치지 않게 젓는 게 포인트 하나!

카레가 골고루 녹아 잘 섞이면 불을 다시 켜고 바르르 한번 더 끓여 주는 게 포인트 둘!



카레라이스는 뭐니 뭐니 해도 흰쌀밥!




후추 솔솔!



무조건 맛있당!

카레가 맛이 없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늘은 유난히 엄마의 노란 카레가 아련하다.


매일 카레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카레 러버의 노란 카레라이스!

좋다.


음식은

추억이고

그리움이고

사랑이고

리엑션이다.


누군가의 인성을 변화시키기까지 했다는 카레...


나는 카레를 좋아해서

그렇게 의사 표시가 분명한가? ㅋㅋㅋ


카레 하나로 훈훈해진다.


그래서

음식 이야기가

좋다.




ps: 카레는 만들기가 너무 쉬워서 레시피는 최소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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