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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May 06. 2021

일과 오락

어차피 하는 일... 즐기면서 열심히!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Work and play are words used to describe the same thing under differing conditions.

일과 오락은 각기 다른 조건 하에서 이루어지는 같은 활동이다.
ㅡ마크 트웨인 Mark Twainㅡ


 '아 진짜 완전 짱나 차가 걍 서있네 서있어.'

차가 꽉 막혀 움직이질 않는다.

짜증을 달래야 한다.

음악을 듣는다. 조금 나아진다. 예상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려 학교에 도착이다.

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캠퍼스에 나무와 꽃들이 힘들게 오느라 고생했다며 나를 반겨준다.

어느새 입이 귀에 걸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강의실 문을 열면서 녀석들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그래 그래..."

녀석들의 활기가 몸에 감긴다. 안 그래도 뿜 뿜 에너지가 더 뿜 뿜이다.


"어디 얼굴 좀 보자... 출석을 불러볼까나."

출석을 부르며 항상 웃으라고 말을 한다.

"태민이는 왜 안 웃냐, 뭐 화나는 일 있어? 자판기가 또 동전 먹었누? 어케 내가 빼줘?"

녀석들 푸훕시작이다.

"얘들아 안 웃으면 뭐라고?"

"결석이요~~~~~ ㅋㅋㅋ"

"쌩글쌩글 웃으면 뭐라고?"

"가점이요~~~~ ㅋㅋㅋ"

강의실 분위기가 붕붕 뜨기 시작한다.


"정 윤아. 어? 윤아 머리 잘랐네? 뭐 마음에 충격받은 일이 있나? 남자 친구가 군대 가셨쑤?"

"우와~~~~~"

"왜? 뭐?"

이럴 때 나대는 녀석이 꼭 있다.

"교수님~~~ 윤아 남자 친구 진짜 군대 갔어요."

"오호랏! 그랬구먼. 근데... 니가 윤아야? "

녀석들이 입틀막이다.

빵 터진 녀석들이 책상을 두들기며 깔깔거린다.

"조용! 그게 그렇게 웃을 일이야?"

여기저기서 웅성댄다.

"웃으면 가점이잖아요 ㅋㅋㅋ"

"아 그렇지ㅋ 그럼 전원 1점씩!"

"우후 ~~~~~"

'난리 났네 난리 났어.'

"자... 그럼 영어 좀 하자! 쫌!"

"네 넵~~~~ㅋㅋㅋ"





오랜 시간 가르치는 일을 했다.

가르치는 일이 좋아 선생이 됐겠지만 워낙 잘 가르친다. ㅋㅋㅋ


'영어는 담을 쌓았다, 영어는 접었다, 영어는 포기했다'라고 했던 학생들이

거짓말처럼 학기가 끝날 때 하는 말이다.


'내가 영어를 이렇게 잘할 수 있었나?'

'영어가 이렇게 쉬웠네?'

'영어 때문에 장학금을 못 타던 내가 드디어 장학금을 탄다고?'


영어를 가르칠 때 중요한 철학이 있다.


영어를 싫어하지 않게 만드는 일이다.

영어를 좋아하게 만드는 일이다.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일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수업은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


첫 번째...

두 번째...

수업이 진행되면서 녀석들의 눈빛이 달라진다.

매 시간 사소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칭찬을 받은 경험은 자신감에 씨앗을 뿌린다.

씨앗이 자라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강의실 문을 열기 전과 후는 극과 극이다.

수업을 하기 전까지는 마냥 쉬고 싶다가도 수업이 시작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학생들과 놀다 나온다.

다 놀고 나가면서 이런다.

"얘들아! 오늘 차가 너무 막혀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집에 가고 싶었어 ㅋㅋㅋ

오늘 같은 날은 말야 ... 단추를 콕 누르면 너희들이 우리 집으로 왔으면 좋겠어 ㅋㅋㅋ"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책이 있는 풍경)



인생에서 본업을 좋아하며 돈을 벌 수 있음은 축복이다.

나는 그 축복을 누리며 열심히 영어를 가르쳤다.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다.

"여기 영어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분명히 있겠지만 지금은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거야.

언제까지?

뉴욕에 파리에 도쿄에 ㅇㅇ한국어 학원이 즐비할 때까지 말야...

그러니까 갸들보다 잘 사는 그 날까지!

따라서 어차피 해야 할 것이라면 즐기려고 노력하라는 거지."


일이라는 것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치게 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일을 사랑하면 일에 전념할 수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오락'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오늘도 오락을 즐기듯이 일을 즐기자.


물론...

너무 하기 싫은 일이지만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치게 만드는 일을 어찌 오락이라 생각하랴... 한숨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짜증을 내거나 하고 있는 일을 지겨워한다고 가정해보자.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을뿐더러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다.


그러니...

'일과 오락은 각기 다른 조건하에서 이루어지는 같은 활동이다.'

라는 명언을 되새기면서...


어차피 하는 일... 즐기면서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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