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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May 10. 2021

진정한 종교

참되게 사는 것...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진정한 종교
True religion is real living with all one's soul,
with all one's goodness and righteousness.

진정한 종교는 참되게 사는 것이다. 자신의 혼신을 다해, 자신이 가진 모든 선함과 정의로움을 바쳐
사는 것이 진정한 종교다.
ㅡ알베르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ㅡ


<종교... 엄마와 나>

친구 손에 이끌려 동네 교회에 간 기억은 아마도 문학의 밤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게 시작인 것 같다. 조용한 예배당의 은은한 불빛 아래 멋진 목소리로 시 낭송을 하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오빠들.

교회 오빠다~~~

내가 그때부터 교회만 열심히 다녔어도 아마 지금의 홍 집사를 만날 기회는 없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뭐든 하면 열심히 하니 그러지 않았을까 ㅋㅋㅋ


내가 동네 교회에 기웃기웃하던 어린 시절에 나의 엄마는 절에 다니셨지만 어쩌다 가는 거니 가게 허락하셨고 엄마가 절에 가시는 날에는 꼭 내 손을 잡고 가셨다.

"가서 절밥 먹어야지 얼마나 맛있는데..."

그렇게 둘째 딸인 나를 살살 꼬셔서 엄마는 내게 백팔배를 가르치셨다.

낚였다.ㅋㅋㅋ


절에 열심히 다니시던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교회를 다니시기 시작하셨다.

결혼을 하면서 아빠의 종교를 따라 불교로 개종을 하신 엄마는 결혼 전에는 성당을 다니셨단다.

아우~여사님!

아니 취미가 종교 바꾸기도 아니었을 테니 ㅋㅋㅋ 답은 뻔하다.

그 시절 여자의 인생이란 게  종교조차 남편의 종교를 말없이 따라야 했던...

아님 그만큼 두 분의 사랑이 깊었던지...


"엄마, 엄마는 결혼 전에 왜 성당을 다녔어?"

"외할머니가 가톨릭이셨거든... 아주 어릴 때 영세를 받았지."

"아~~~ 영세명은 뭐양?"

"영세명? 마리아."

"마리아? ㅋㅋㅋ 아 배꼽 빠진 당.

아니 좀 독특한 이름으로 짓지 ㅋㅋㅋ"
"엄마도 할머니 땜 강제로 영세받았구나. 그럼 내 맘 알겠네 ㅋㅋㅋ"
"요고요고 요고 으이궁ㅋ"


나는 엄마손에 이끌려 그 어릴 때 우이동 꼭대기에 있는 도선사에서 백팔배(?)를 하는 시늉을 하고 ㅋ

절밥을 먹었다.

그런데 아빠가 돌아가시니 교회에 안 가면 엄마는 바로 삐짐이다.

"알았어 알았어 알았다고 담주에는 꼭 갈게 ㅋㅋㅋ "

그렇게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종로 바닥을 누비며 동동주에 파전을 먹고 인사동에서 개폼 잡고 차를 마셨던 기억에 웃음이 난다.





<종교... 홍 집사>

홍 집사(남편)가 방에서 온라인으로 주일예배를 드리고 나온다.

"우쭈쭈 은혜 많이 받으셨슝."

"예예~~~ 에휴ㅠ우리 이 집사님도 어서어서 같이 예배를 드리셔야 하는데."

"됐슝. 내 거까지 두배 드리슈ㅋㅋㅋ"


홍 집사는 어릴 때부터 시골집 위에 있던 교회에 다녔다고 한다. 캄캄한 밤에 엄마손을 잡고 새벽예배도 다녔던 일을 가끔 이야기한다. 막내아들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새벽예배를 다니셨던 어머님의 마음이 전해진다.

홍 집사는 매일 성경을 읽고 매일 먼 나라 캐나다에 홀로 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기도문을 보낸다.

참 착한 사람인데 너무도 열심이다.

술을 마시는 걸 빼고는ㅋㅋㅋ 흠잡을 데 없을 정도로 성경말씀대로 살고 자 하는 진정한 기독교인이다.


내가 건강하고 별 탈 없이 매일 웃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은 어쩌면 돌아가신 시어머님과 나의 엄마 그리고 홍 집사...

그리고 먼 나라에 있는 하나밖에 없는 나의 아들의 기도 때문인 것 같다.

어머님과 엄마는 하늘에서,

홍 집사와 아들은 땅에서,

내가 그들처럼 랄랄이가 아닌 진정한 기독교인이 되길 매일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뭐 나는 딱히 죄가 없는 것 같은데 이 분위기로 보면... ㅋㅋㅋ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책이 있는 풍경)


<종교... 형부>

나보다 더 랄랄이가 한 분 더 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랑하는 나의 형부.

아빠의 기일이 되면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엄마는 아빠의 추도예배준비를 끝내셨다.

엄마가 예배를 인도하신다.

엄가가 정한 순서에 따라 완벽하게 진행이 된다.

엄마를 중심으로 언니, 조카들, 홍 집사, 나의 아들 그리고 내가 빙 둘러앉는다.

엄마의 출석체크 시작!


"김서방은 계속 아프데?"

"어어어 어어어 엄마... 많이 안 좋은 가봐"

언니가 말을 더듬으며 연막을 치면서 내게 사인을 보낸다.

'그 이쁜 눈을 깜박깜박 ㅋㅋㅋ'

나보고 얼른 지지 방패막을 치라는 신호다.

나는 한 술 더 뜬다.

눈썹을 휘날리며 재빠르게 형부가 있는 방문을 열며 쇼를 한다.

"형부 좀 어때... 아유 얼굴이 아직도 안 좋네. 그냥 집에 가는 게 낫겠다."

엄마가 들리게 더 크게 말을 한다. 언니가 만족한다는 사인을 보낸다.


못마땅해하는 엄마는 사위를 이기지 못하고 큰사위 없이 예배를 진행하신다.


형부와 나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렇다.

"처제 알제? 예배 끝나면 종 쳐 부러~ 나갈 텐께."

"알았어 이구 ㅋㅋㅋ"



형부는 어린 시절 교회 사택 바로 뒤에서 살았다고 한다.

골목대장에다 천하에 없는 개구쟁이였던 형부는  교회 종이 울리면 같이 놀던 친구들이 모두 사라져 엄마를  따라

교회를 가니 교회 종이 그렇게 미웠단다.

'저 종을 떼어버리면 교회를 못 가겠지?'

형부 나이 7살 8살?이었을 때란다.

"아 진짜? 형부 정말 깬다 ㅋㅋㅋ 뻥이지? "

배꼽을 잡으며 믿지 않았던 이야기는 레알이란다.

"그래서 목사님이 아셨어?"

누가 봐도 형부밖에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에 당연히 목사님께 불려 갔단다.

목사님의 처분은 들었는데 가물가물하니 아마도 잘 타이르셨을 정도였을 것 같다.


세 살의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시고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으니 친구가 제일이었을게다.

교회종을 떼면 친구들이 교회를 못 갈 거라는 순수 소년의 마음이 귀엽고 또 짠하다.



세상에는 종교를 가진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아주 열심히 자신의 종교를 믿고 말씀대로 행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말 손가락질받을 일을 골라서 하는 엉터리 종교인들도 있다.

반대로 종교는 없지만 종교인 이상으로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종교의 자유...


무엇이 중요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진정한 종교는 참되게 사는 것이다.
자신의 혼신을 다해, 자신이 가진 모든 선함과 정의로움을 바쳐 사는 것이 진정한 종교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오늘은 테스 오빠가 아니라 아인슈타인 오빠의 말에 백퍼 격하게 공감이다.

더도 덜도 말고 딱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참되게 살자.

나의 혼신을 다해, 내가 가진 모든 선함과 정의로움을 바쳐 사는 것이 진정한 종교다.





PS: 여러분은 진정한 종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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