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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un 08. 2021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지어주는 ​일

(2부) 나 편하자고 시작했는데... 누군가가 더 좋아하니 감사한 일이다

<2 부>

지난 27일 채널 다이아, '재부팅 양준일'은 양준일의 팬분들이 간절하게 요청한 콘텐츠로 양준일이 직접 팬분들의 캐릭터에 맞게 영어 이름을 지어주는 이름하여 '양준일의 영어 이름 작명소 오픈'이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영상이다. 사전에 제작진이 커뮤니티에 <영어 이름 짓기> 신청을 받았는데 팬들의 요청이 폭주하였고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내용이 적지 않아 지난 글 <1부>에 이어서 <2부>에 전체 내용을 담아본다.


양준일이 팬들의 사연을 듣고 특징을 캐치하여 팬들에게 영어 이름을 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송재*님: 준일님과 대화 나눌 때 쓰려고 예쁜 영어 이름 신청합니다. 기억해 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양준일이 사연을 듣자마자 답을 한다.

양준일: 네~~~ Jazz (재즈)!

작명 이유: 재즈음악처럼... 이름이랑 비슷하게 지으려고 했고 왠지 재즈 뮤지션 같은 느낌이 있어요.





이경*님: 2년 가까운 휴지기 후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는데 외국인 직원과 상사가 있는 외국계 기관이라 직함이 아닌 영어 이름으로 부르고 있어서 주닐님이 지어주시면 애정을 가지고 이곳에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양준일: OK. 외국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잖아요. Liz!

작명 이유: Elizabeth를 줄인 단어예요. liz! 이미지가 굉장히 밝아 보이시고 외국사람들이 쉽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이에요.





정바*님: 가정 전문 간호사가 되기 위해 학업 중인 정바*입니다. 가정에 방문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때 환자 분에게 쉽게 각인될 수 있는 영어 이름을 갖고 싶어요.


양준일: 바다의 OCEAN에서 CN(씨엔)으로 지었어요.


캬~ 이냥반 무슨 자판기처럼 이름을 척척 지어낸다.



양준일의 창의력은 그의 노랫말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가 쓴 가사를 보면 캬~~~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그가 쓴 재밌는 노래 가사 중 하나다.


'빨래를 걷어야 한다며 기차 타고 떠났어...
(양준일의 'Fantasy' 중에서)  

빨래를 걷어야 한다고 떠날 핑곗거리를 둘러댔는데... 기차를 타고 떠났다니 ㅠㅠㅠ
이건 못 온다는 얘기???

대중들은 얼마든지 자유로운 해석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재밌다. (물론 그 당시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가사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홍정*님: 저희 부부는 청각 장애인이라서 한국어도 가르치기 힘들고 특히 영어를 가르칠 수가 없어요.
예쁜 이름 지어주세요.


에이스: 선배님 이 아드님은 꼭 지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에이스 피디의 이쁜 마음이 전해진다. 양준일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어째 또 양준일처럼 선한 마음을 가진 듯하다. 하기야 마음이 맞으니 그렇게 즐겁게 일을 하겠지...


영상에 보이는 아이가 정말 너무 이쁘게 생겼다.

양준일: 너무 귀여운 아기라서... 성인이 되면 Biz~ Business!

그러나 지금은 너무 애기니까 Billy!

그러니까 합쳐서 Billy Biz! 


양준일이 사뭇 진지하게 '평범한 이름을 지어주고 싶지 않아서 다시 한번 물어볼 수 있는 특별한 이름'이라며 부연설명을 한다.





우미*님: 동화작가입니다. 제 책이 영어로 번역되어 외국에서 출판되길 꿈꿔요. 주닐님이 영어로 이름을 지어주신다면 언젠가는 책을 낼 때 그 이름을 꼭 쓰고 싶어요.


나도 작가라고 과연 어떤 이름을 지어줄 까 귀를 쫑긋하는데...

쫑긋의 쫑도 안 했는데 작명 끝이다.


팬의 소개가 끝남과 동시에 양준일이 영어 이름을 지어낸다.

양준일: HOPE!

양준일은 '호프가 희망을 뜻하지 않냐'면서 갑자기 에이스 피디에게 발음을 해보라고 한다.

에이스: 호프!

양준일: 안 되겠다 ㅋㅋㅋ 호프집 같이 들리잖아요!

Hope 말고 Millia (밀리아)!

너무 길면 Lia라고 줄이셔도 돼요! (팁도 주는 센스 보소)


작명 이유: 책을 내서 밀리언 셀러가 되길 바라는 마음!


제작진 모두 와~~~

감동의 도가니다.


이 냥반 정체가 뭐지?

그의 재치와 센스는 집중할 때 더더욱 빛을 발하는데 분명히 사랑하는 팬들의 사연을 듣고 그에 맞는 이름을 지어주는 자리니 그 어느때보다 더 사랑의 에너지가 넘친다.


양준일이 팬에게 '대박 나시기를 바라며 밀리언 셀러가 되지 않더라고 영원히 마음속에서는 (Millia:밀리아)로 간직하고 사셨으면 좋겠다'는 인사말을 덧붙인다.


'꼭 밀리언 셀러가 되지 않아도 영원히 마음속에서는 밀리아로 간직하고 사셨으면...'





김은*님: 서예가 및 캘리그래퍼로 가끔 외국에서 전시회를 하는 데 작품에 쓸 영어 이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양준일: 아~~ Flow(플로우)! 

작명 이유: 글씨를 쓴다는 것 자체가 아름답게 흘러야 하는 직업이라!

아름다운 글씨가 잘 흐를 수 있도록...





*육복님: 이름이 남자 같아 예쁜 이름 가져보는 게 소원입니다. 은행 창구에서 이름을 써서 제출하면 본인 이름을 적으라 하거나 우편물이 오면 남편 우편물 대리 수령하는 줄 알고 ㅠㅠㅠ


에이스 피디가 사연을 읽음과 동시에 또 양준일이 이름을 말한다.

양준일: Remi(레미)!

작명 이유: 사진 속의 주인공이 빨간 옷이 잘 어울리셔서 Red를 생각했다가... Red를 변형시킨 Remi로 ~


류금*님: 어린이집에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70세 시니어 팬입니다. 저도 주닐님이 지어주는 영어 이름을 사용하고 싶어요.


양준일: Laily(레일리)!

작명 이유: 많은 분들이 따라가야 하는 분이라고 생각해서... 따라갈 수 있는 Lane(레인)이 있잖아요.

그 레인에서 레일리로~





이석*님: 주닐님의 음악을 아이들에게도 수시로 들려줬더니 둘째 아이가 5살인데 'Dance with me'를 들으면서 영어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어요. 아들에게 영어 이름을 지어주시면 좋겠어요.


5살 아들이라는 말을 듣자 그의 입가에 아빠미소가 만개한다. 그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꼬마의 영상을 보는 그의 모습이 마냥 행복해보인다.


양준일: 애기가 굉장히 세련됐네요. 디바가 뭐예요, 노래 잘하는 여자가 디바잖아요?

그러니까 Divo(디보)! 좋은 음악인이 되길 바라면서 디보라고 지을게요.


요청받은 팬들의 영어 이름 짓기가 모두 끝나자 양준일이 갑작스러운 제의를 하는데...


자신이 지금까지 지은 영어 이름을 다 외워보겠다더니 이런!

스스로 기억력이 그리 좋지 않다는 양준일은 1도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이름을 기억하는 게 아닌가~


이름 기억하기 성공이다!

정답률 100%

제작진 모두 화들짝 놀란다.





양준일의 소감으로 영상이 마무리된다.

양준일: 제가 이름 지어주는 걸 이렇게나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실 줄 몰랐어요.

(사실 제가 영어 이름을 지을 수밖에 없던 이유가...) 한국어 자체가 어렵기도 하고 기억도 못하고 낯설었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느낌대로 부르고 싶은 이름이 있거든요. 그래서...


나의 편리성을 위해서 시작이 됐는데 이렇게 프로그램이 됐네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양준일은 단 한 번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양준일이 영어 이름을 지어주길 원하는 그의 팬들의 요청에 의해서 이루어진 프로그램인데도 자신의 편리성을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음을 강조한다.


살면서 간혹 이런 표현을 할 때가 있다.


내가 좋자고 하는 말이야.

내가 좋자고 주는 거야.

내 맘 편하자고 밥 사는 거야...


상대방을 위해 뭔가를 하면서도 굳이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나 편하자고 시작했는데...

누군가가 더 좋아하니 감사한 일이다.


그의 마지막 말이 딱 그렇다.


보는 내내 흐뭇한 영상이다.

채널 다이아 제작진과 양준일의 하모니는 언제 봐도 유쾌하다.



사진: 유트브 재부팅양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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