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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un 15. 2021

열정이 식었을 때...

비로소 늙은 것이다

ㅡ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None are so old as those who have outlived enthusiasms.

열정이 식었을 때 비로소 늙은 것이다.
ㅡ헨리 데이비드 소로 Henry David Thoreau ㅡ


남편이랑 티격태격한 이야기를 하면 이런 말들을 한다.

'아직도 젊구먼. 나이가 들으니 티격태격할 기운도 없어.'


차에서 내릴 때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온다. 앉았다 일어날 때도 그렇다.

'아이구', '에휴', '휴'...

우스갯소리로...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오면 나이가 들었다는 표시란다.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책이 있는 풍경)


코로나로 인해 식당에서 거리두기를 하고 테이블에 앉는다. 아침 일찍 첫 손님으로 입장하니 딱 두 팀뿐이다.

내가 앉은 테이블 바로 옆은 비워두고 그 옆 테이블에 여자 셋이 앉더라. 주문한 음식이 거의 동시에 나와 식사를 하는데 이런 세상에나 여자 셋이 어찌나 떠드는지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아침을 밖에서 먹는 기분을 만끽하기는커녕 살살 짜증이 난다. 휘다닥 먹고 휘리릭 식당에서 나온다.


"아니 도대체 어쩜 그렇게 떠들어?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르겠네. 아니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만 빼고는 입을 다물지를 않네. 목소리는 어찌나 큰지ㅠㅠㅠ"


홍 집사(남편)한테 꿍시렁 거리는데 홍 집사 말에 빵 터진다.

"나는 그 사람들 밥 안 먹는 줄 알았어 ㅋㅋㅋ"


아유 내가 홍 집사 땜 웃는다.

"아니 식당 벽에 붙어있는 글씨도 안 보이나?

'식사 중 대화 자제 부탁드립니다.'

라고 빨간 글씨로 대문짝만 하게 쓰여있구먼 아휴 ㅠㅠㅠ"


'아유 나도 나이 들었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세상이 요즘처럼 무서운 때가 아닌 그러니까 한참 혈기왕성하던 때만 해도 '저기요 죄송하지만 거기 벽에...' 하면서 딴지를 걸었을 텐데 말이다. 요즘에야 어디 있을 수나 있는 일인가. '댁이 뭔데 간섭 질이냐', '재수 없다', '너나 잘하세요'등의 봉변을 당할 수도 있으니 입을 꽉 다물뿐이다.


(사진:pixabay)


지인과 함께 식사를 하던 중 지인의 모친이 95세이신데 요양병원에서 아주 힘들게 지내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이 나 어느새 찔찔 짜고 있다. 나이가 들어 그런가 보다.


드라마에서 결혼식 장면을 본다. 분명히 행복한 커플의 모습이고 흐뭇한 장면인데 괜히 훌쩍거린다.

나이가 들어 그런가 보다.


미용실에서 염색을 한다.

"아니 이렇게 흰머리가 많지 않았는데 아휴 별수 없나 봐. 나이가 들어 그런 걸 어쩌겠어."


짧은 팔을 쭉 뻗어 수납장 깊은 곳에 있는 안 쓰던 그릇을 꺼내려니 어깨가 쑤시고 결린다.

'아우 어깨야 ㅠㅠㅠ 이제 팔도 못 뻗겠어 조심조심해서 잘 써야지.'

나이가 들어 그렇다.


(모처럼 카페에서 커피 한잔)


나이가 들었다는 표시는 수없이 많다.  


없던 주름이 생기고 흰머리가 검은 머리를 이겨먹으려 하고 여기저기 몸이 쑤시고 결릴 때...

부부싸움을 할 의욕도 없을 때 혹은 잘못됨을 보고도 외면할 때 등등 말이다.




소녀가 놓친 것이 열정 일까...열정을 잡으려는 걸까...




몸이 늙어가면서 나타나는 증상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몸이 아니라 다른 증상은 어떠한가.


삶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는 증상 말이다.


칠십이 넘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미국의 국민화가가 된 사람이 있다.

여든이 넘어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만학의 주인공이 있다.

백세에 매일 아침 조깅을 하는 노인이 있다.


열정을 가지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완전 리스펙이다!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삶에 임할 때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청춘이다.

반대로 열정을 잃어버리고 삶에 임할 때 아무리 나이가 젊어도 늙은 것이다.


열정이 식었을 때 비로소 늙은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Henry David Thoreau-


아우 아우~~ 이냥반 멋짐 뿜 뿜!

소로 오라버니 ㅋㅋㅋ


격하게 공감합니다요.


암요 암요 열정이 식었을 때 늙은 거즁!






         

이웃 작가님들 모두 청춘이시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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