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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Jul 31. 2021

샐러드? 노노놉!

사라다에... 추억이 숨 쉰다.

<사라다...좋은 날 >

'사라다'는 옛날 옛날 그러니까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 준 몇 안 되는 서양요리 중 하나이다.

생일이나 특별한 날 등 좋은 날이면 밥상에 알록달록 방긋방긋 고급지게 자태를 뽐내는 요리다.


"엄마 사라다 더 있어?"


서양요리인 샐러드가 일본에 갔다 오더니 훌러덩 사라다가 되어버린 샐러드를 그때는 샐러드인 줄 몰랐다.


먹기 좋게 썰은 야채나 과일과 삶은 마카로니, 옥수수(통조림)등을 적당량의 마요네즈에 살살 버무려 이쁘게 접시에 담아 상에 올리면 보기도 좋고 맛도 좋아 여기저기서 젓가락이 쉼 없이 드나든다.


엄마표 사라다의 재료는 한눈에 다 보인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

음...

양배추, 오이, 사과, 삶은 마카로니 정도였던 것 같다.


엄마는 주재료를 마요네즈에만 버무린 색깔이 마음에 차지 않으셨는지 꼭 토마토케첩을 넣으셨다.

...

간혹 통닭집에서 치킨 무와 함께 서비스로 내놓는 양배추 사라다를 보면 꼭 엄마 생각이 난다.



<사라다 빵... 도나스 집 야채빵>

친구랑 신나게 놀다가 엄마가 장을 보러 간다 하면 친구를 내팽개치고 엄마를 따라나선다.

콧소리를 내며 효녀 행세를 하는 둘째 딸의 속내를 엄마가 모를 리 없다.


"엄마, 엄마, 엄마 ~~~"

"아유 한 번만 부르셔~~~"

"ㅋㅋㅋ 나 착하쥥! 친구랑 안 놀고 엄마 따라가는거양"

"아이쿠 그러셩 ~~~ 효녀 나셨네. 왜 친구랑 놀지 않구!"

"엄마 혼자 가면 심심하자낭 ㅋㅋㅋ"


그렇게 아양을 떨며 엄마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살살 지루해질 때쯤 마치 휴게소처럼 반가운 집을 만난다. 바로바로 도나스 집이다. 샐러드가 아닌 사라다처럼 도넛이 아닌 도나스집을 만남은 엄마의 장보기가 끝이 났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도나스 집을 엄마가 더 좋아하셨지 싶다.


도나스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고소한 기름 냄새가 마중을 나온다. 코가 벌렁벌렁 침이 꼴깍 꼴깍이다.

동글 동글 찹쌀 도나스 납작납작 팥 도나스  바삭한 빵가루 옷을 입은 고로케 그리고...

알록달록한 야채빵이 보인다.


도나스 집에 야채빵이라~~~


도나스처럼 빵을 튀겨 반을 갈라 사라다로 속을 채운 야채빵이어서 사라다빵이라 부른다.

함께 놀던 친구를 팽개치고 장 보러 가시는 엄마를 따라나선 이유는 바로 그 사라다빵때문이었다.




(동대문역 앞 만두, 도나스 집 야채빵)
(추억의 아이콘: 야채빵)



입이 작은 나는 어떻게든 흘리지 않고 먹어보려 하지만 한입 베어 물면 마요네즈가 줄줄 흐르고 야채가 삐죽삐죽 삐져나와 난리난리다. 난리 좀 나면 어떤가 사라다빵맛에 뿅 무아지경인걸...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입이 잔뜩 나온 친구의 후폭풍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도 안 힘든 척 엄마를 졸졸 따라다녀 맛본 사라다빵이다. 



<감자 사라다빵 ... 추억 소환>

삼 남매 중 엄마표 야채 사라다를 제일 좋아했던 나의 언니는 사라다빵을 아주 잘 만들었다.

서울 촌놈인 언니가 감자를 좋아하는 형부와 결혼을 하더니 삶은 감자가 그렇게 맛있다며 사라다빵도 감자 사라다빵이 최고란다.


"쉬는 시간여?"

"웅, 다방이야. 커피도 싸고 양도 많고 아주 좋아!"

"빽다방에 언니 좋아하는 사라다빵도 있잖아 ㅋㅋㅋ"

"ㅋㅋㅋ 그러게 사라다빵 얘기할 줄 알았쑤."

"아니~안 그래도 옆집에서 농사지은 하지감자라고 주셔서 감자사라다빵 만들까 하니 언니 생각이 나서 카톡 한겨."

"날 더운데 무슨 사라다빵을 해... 걍 사 먹어 ㅋㅋㅋ"

"모닝 빵 한 봉지 사면 여럿이 먹잖아. 한 번 해서 집 짓는데 작업자들도 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아구 열성 건축주 누가 말려ㅋ 힘들지 않게 살살 해~~~"

"알떵!!!"


사라다를 만들면서 엄마 생각...

사라다 빵을 만들면서 언니 생각...

농사지은 감자니 맛보라며 나눔을 주신 손길에 감사하며 감자 사라다빵을 만들어 본다.



이작가야's 감자사라다 빵!

Goooooooooooooooooo!



ㅡ이작가야's 감자 사라다 빵ㅡ

Yummy!

요리 준비!

재료(모닝 빵 10개 기준)
모닝 빵:10개
감자: 5개
계란: 4개
마요네즈: 5큰술
머스터드소스: 3큰술
소금, 통후추
설탕ㅡ선택 :입맛대로






Yummy!

요리 시작!



계란을 삶을 때 소금을 솔솔~

(사라다 빵에 넣을 계란은 4개)





12~15분 정도면 이렇게 탱글탱글 반짝반짝 완숙 완성!






계란을 따로 요렇게 포슬포슬 으깸!







감자가 충분히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15분 정도 삶기!

(젓가락으로 찔러 쏙 들어감 굿!)






여름 감자 뽀얀 자태 좀 보소~





감자는 뜨거울 때 으깨야~~~





양파는 물에 살짝 담가 매운맛을 제거!






매운 맛을 뺀 양파는 잘게 썰거나 다져서 물기를 쪽~~~





으깬 감자와 으깬 달걀이 하나 될 준비!






다진 양파도 따라 들어 갓!






마요네즈, 머스터드소스 뿌지직~~~

소금, 후추 솔솔~~~





쉐킷 쉐킷!

휘리릭 감자 사라다 완성이닷!





모닝 빵의 끝을 쬐끔 남기고 반을 잘라서~~~

한쪽 면에 마요네즈를 살짝~~~





감자 사라다로 가득 채우면~~~

아우 아우 !!!





통통 감자 사라다빵 ㅋ

줄 맞춰!





내가 만들면 내 맘대로!

요렇게 속을 채울 수가~~~






날이 더우니 차가운 감자 샐러드 빵!

간식으로 기가 막힌다.



여름감자: 분이 포슬포슬하게 오른 여름 제철 햇감자는 체내에서 단백질을 생성해주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도 좋을 뿐 아니라 맛도 그만이다.



입안에서 부드러운 감자 사라다가 춤을 춘다.

감자 사라다빵 좋아하는 언니도 함께 할 수 있음 좋으련만...


모닝 빵에 감자 사라다와 정성과 사랑을 담으니 풍요로운 맛이 난다.

누군가의 나눔으로 나 또한 나눔을 행하니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역시...

샐러드?

노노놉!

사라다에...

추억이 숨쉰다







음식은

추억이고

사랑이고

그리움이고

감사함이다.


그래서

음식

이야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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