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작가야 Aug 17. 2021

오늘의 위기는...

내일의 농담거리!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리뷰-

내일의 농담거리
The crisis of today is the joke of tomorrow.

오늘의 위기는 내일의 농담거리다.
-H.G. 웰스 H.G Wells-      

   

홍 집사(남편),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남동생,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형부.

집안에 세 명의 남자들 생일이 모두 한 여름 음력으로 6월 중에 있다.


삼 남매 중 막내인 남동생의 생일은 주로 시간이 여유가 있는 내가 챙겨준다.

날이 덥지만 땀을 찔찔 흘림서 동생이 좋아하는 반찬을 해서 가능하면 생일 당일날 집으로 간다.


홍 집사에 이어 나도 일선에서 물러났으니 이제 둘 다 백수다.

오전 중에 출발해서 점심으로 생일상을 차려주면 동생이 맛있게 먹고 출근을 한다.


형부와 홍 집사 두 사람 중 다행히 형부 생일이 빨라 형부 생일에 합동 파티를 한다.

형부도 언니도 일이 늦게 끝나니 늦은 저녁에 모인다.

케이크에 초를 꽂고 형부를 먼저 축하해주고 이어 홍 집사 생일을 미리 당겨서 축하해준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기울이며 하하 호호 까르르까르르 왁지지껄 수다를 떤다.

물론 코로나19가 쳐들어 오기 전의 일이다.


코로나 19 이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생일은 각자 가족끼리 보냈다.



(사진: pixababy)



머나먼 땅 캐나다에 하나밖에 없는 자상한 딸 같은 아들이 살고 있다.

적어도 1년에 한두 번은 집에 와서 1~2주 머물다 가곤 했다.

집밥도 실컷 해주고 이쁜 카페도 가고 이젠 돈도 번다고 아들이 한턱 쏘기도 했다.


아들을 핏덩이부터 키워주신 나의 엄마 그러니까 아들의 외할머니가 계신 납골당에 인사를 가는 것도 잊지 않는다.


모두가 코로나19가 쳐들어오기 전일이다.




 (사진: pixababy)



아들이랑 거의 매일 영통(영상통화)을 한다.

이번 달에 이사를 계획한단다.


"엄마, 아빠 내가 집 사진 보낸 거 봤쥥?"

"웅!"

"마당이 있어서 아주 좋아."

"그러게 마당 있는 집은 첨이지?"

"그취! 마당도 있고 근처에 산책길도 있고 해서 아주 맘에 들었단 말이지."

"산책길?"
"엉! 내년 여름에 엄마 아빠 오면 산책도 하고... 동네가 아주 이뻐."
"우왕~ 그렇게 깊은 뜻이? 멋짐 뿜 뿜이다만... 우리가 내년에 갈 수 있을까?

만약에 못 가면 1년이나 기다려야 하는데 월세만 더 내잖아 ㅠㅠㅠ 우리 생각하지 말고 아들 좋을 대로 해."

엄마 아빠가 여름에 오면 두 달은 쉬고 갔으면 좋겠다며 산책길까지 감안해서 이사할 집을 고른다는 아들의

말에 가슴이 벅차 온다.


내년 여름에 못 간다 하더라도...

아들 마음만으로도 행복 만땅이다.


내 아들이지만 어쩌면 그렇게 자상할까...


아들은 엄마 아빠가 올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이달에 이사하기로 계약을 끝냈단다.




(365매일읽는긍정의한줄,린다피콘:책이있는풍경)



단골 음식점에 갔더니 주인장 얼굴이 말이 아니다.


"어디 편찮으셔요? 엊그제 왔더니 6시 반쯤이었는데 문을 닫으셨더라고요 ㅠㅠㅠ"

"네... 몸도 힘들었지만 좀 안 좋은 일이 있어서요... 마음이 더 힘들어서 그냥 일찍 닫고 들어갔네요."

주인장으로부터 들은 안 좋은 일 이야기다.


단골손님이 여럿이 오셨는데 6시 이후라 2인씩 떨어져 앉으셔야 한다고 했더니 입에 담지 못할 험한 소리를 하기에 너무 놀라셨단다.


단골만 아니었어도 그리 맘이 상하진 않았을 텐데 입이 안 떨어지지만 어쩔 수 없이 드린 말씀인데 그런 반응은 꿈에도 생각지 못해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는 주인장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먹먹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었다.

"아유... 어쩜 좋아요. 얼마나 속상하셨어요. 잊어버리세요. 그분도 진심이 아니었을 거예요.ㅠㅠㅠ"


단골이니 설마 유도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을 까?

만약 그랬다면 동행한 사람들에게 면이 안 서서 화가 난 걸까?


에휴ㅠ 말도 안 되는 기대감이고 말고다.

단골일수록 더 주인장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


모든 게 정상이 아니다.

세상이 뒤집어진 것 같다.

언제나 제대로 돌아올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마음을 다잡고 하루하루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언젠가는 지금의 위기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사진:pixabay)


내년 여름 아들이 마련한 집 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도 하고 이쁜 동네 산책길도 걸어보고...

아들이 좋아하는 갈비찜도 해주고 생선도 노릇노릇 구워주고...


'그땐 그랬지'라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다면 지금의 위기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기에 오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



살다 보면 오늘의 위기가 내일의 농담거리에 지나지 않는 일이 너무도 많다.

너무 아파하지도 말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내일이면 모두... 농담거리일 테니...














매거진의 이전글 갖고 싶은 것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